'돌아와요 아저씨' 속 정지훈과 이민정의 로맨스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설레는 표정부터 남편을 회상하는 아련한 눈빛까지, 역시 이민정은 '로코퀸'이었다.
이민정은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극본 노혜영, 연출 신윤섭)에서 백화점 여성복 코너의 만년 과장 김영수(김인권 분)의 아내인 신다혜를 연기하고 있다. 어떻게든 성공하고자 불철주야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는 남편을 위해 결혼기념일까지 취소하고 남편의 직장 상사 가족의 장례식까지 거드는 '내조의 여왕'이었던 신다혜는 남편이 죽은 뒤 어쩔 수 없이 백화점 계약직으로 일하게 된 속 깊은 인물이다.
백화점 안에서 남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사람들의 수근거림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러던 중 김영수는 점장 이해준(정지훈 분)으로 환생했고, 신다혜는 자신에게 접근해오는 이해준에게 경계를 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해준은 김영수에게 빚을 받아야 한다고 거짓말을 하며 아예 신다혜의 집에 눌러앉아 버렸지만 말이다.
이민정은 이런 신다혜를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소화해내고 있다. 그간 통통 튀는 연기와 밝은 분위기로 '로로퀸'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이민정은 실제 엄마가 된 뒤 더 깊어진 감성을 담아내 신다혜를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어내고 있다.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매회 눈물을 흘려 '눈물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으며, 지난 24일 방송된 10회에서는 이해준과 애틋한 로맨스를 시작해 설렘을 증폭시켰다.
자신에게 만나보자고 고백하고, 누구보다 친절하게 또 듬직하게 자신을 챙겨주는 이해준에게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신다혜는 가끔씩 남편을 추억했다. 그 때마다 이민정은 표정과 눈빛만으로 신다혜가 느낄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또 이해준 앞에서 빨갛게 상기된 얼굴과 딸기맛 사탕을 먹으며 몸에 향기 나는지 확인하는 모습은 귀엽고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이날 방송의 백미는 피곤에 지쳐 들어온 이해준이 신다혜의 어깨에 기대 쉬는 장면. 이해준은 신다혜에게 "보고 싶었어, 아줌마"라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뒤 키스를 시도하려 했다. 하지만 신다혜는 이를 거부하고 방으로 도망을 친 뒤 호흡을 가다듬었다.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면서도 새로운 사랑 앞에 흔들리는 신다혜의 마음을 절제된 감정 표현과 섬세한 표정, 눈빛으로 연기해낸 이민정이 있기에 더욱 빛이 날 수 있었다는 평가다. /parkjy@osen.co.kr
[사진] '돌아와요 아저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