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구와 김지원, ‘구원커플’ 좀 사랑하게 둘 수 없나. 어렵게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제 막 제대로 연애를 시작해보려는데, 전연병 감염이라니. 너무나도 가혹하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점호 신호가 울리거나 무전이 오는 바람에 화끈한 스킨십도 한 번 못해본 이들인데 말이다.
두 사람, 송송커플(송중기 송혜교) 못지않게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는 커플이다. 무뚝뚝하지만 남자다운 진구(서대영)와 씩씩한 듯 표현에 적극적인 김지원(윤명주)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꽤나 흥미롭다. 여성인 명주가 상관이고 대영이 그보다 계급이 낮다는 설정은 묘한 판타지를 자극시키기도 하고, 이로써 빚어지는 상황들이 예상외의 재미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인데 그간 집안의 반대로 사랑을 이루지 못했으니 시청자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또 다시 위기다.
위기도 보통 위기가 아니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2TV 수목드라마 ‘태양의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 10회에서는 윤명주(김지원 분)이 M3형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진과 전쟁에 이어 전염병이 생겨나는데 안타깝게도 피해자는 윤명주 대위였다. 다이아몬드를 삼킨 채 도주한 범인을 잡아 수술을 진행했는데, 알고 보니 이 환자가 전염병에 감염돼 있던 것. 수술 중 피에 노출된 명주는 M3형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는다.
극에 등장하는 설명에 따르면 M2형 바이러스면 독감보다 조금 심한 것이고, M3형 바이러스면 에볼라보다 조금 약한 것. 명주가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심각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다. 이에 대영(진구 분)은 명주를 찾아가 끌어안고 눈물을 뚝뚝 흘린다. 자신이 감염이 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대영은 거침이 없었다.
방송은 이 장면에서 끝이 났고, 방송 이후 안타깝다는 시청자들의 반응들이 줄을 잇고 있다.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를 모두 지켜봐왔기에 이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 그간 명주와 대영은 명주의 아버지 특전사사령부 사령관 윤중장(강신일 분)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다. 대영은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음에도 일부러 명주와 거리를 둬왔다. 그런데 지난 23일 방송에서 윤중장은 두 사람의 관계를 허락했다. 대신 군복을 벗으라고 명령했지만.
이에 대영은 군인으로서의 삶과 명주와의 삶 가운데서 고민하고 있었던 터다. 어렵게 맺어졌음에도 쉽지 않은 상황을 맞이하게 됐는데, 여기에 전염병까지 걸렸으니 안타까움이 배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날 두 사람은 달달한 데이트를 즐기고, 한국에서 있었던 소개팅녀에게 온 소포로 한바탕 사랑싸움까지 하며 좋은 분위기를 보여줬기에, 말미에 등장한 바이러스 감염이 더욱 날벼락처럼 느껴진 것으로 보인다.
과연 두 사람은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 많은 이들이 두 사람의 해피엔딩을 바라고 있다./joonamana@osen.co.kr
[사진] '태양의후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