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2회. 송혜교가 눈앞에 놓인 송중기의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미소 짓는다. 이에 현쥬니는 “뭐 보냐”고 물었고, 송혜교는 “그 남자 사진. 그 남자 사진이 이것밖에 없네”라며 여전히 눈을 떼지 못한다. 이상한 점은 송혜교가 바라보고 있는 엑스레이 속 심장의 위치가 왼쪽이 아닌 오른쪽이라는 것.
지난달 25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 속 한 장면에 대한 이야기다. 의사인 강모연(송혜교 분)이 자신의 환자이자 썸남인 유시진(송중기 분)의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설레어하는 모습이 마냥 사랑스럽다고만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거꾸로 위치한 유시진의 심장이 눈에 띈 것.
‘태양의 후예’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는 평행 세계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만큼 드라마 속 가상 세계를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이 역시 의도한 설정이 아니냐는 의견이 우세하다.
극중 유시진이 위기에 자주 또 많이 노출되는 군인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아주 가능성이 없는 추측도 아니다. 특히 지난 1회에서도 유시진이 강모연에 치료를 받던 중 과거 훈련에서 얻은 총상을 공개한 바 있기 때문에 이 가설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예를 들어 유시진이 훈련이나 적과의 싸움 중 심장 부근에 총을 맞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지만 심장의 위치가 바뀐 것이 옥에 티가 아닌 복선이라면 반전처럼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물론 큰 의미 없는 옥의 티일 수도 있다. 하나의 드라마를 집필하는 일이란 생각보다 많은 노력과 오랜 시간을 요하는 작업으로 짧은 시간 등장하는 소품이나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은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떠한 쪽이든 상관없이 ‘태양의 후예’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자랑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23일 방송된 9회는 무려 시청률 30.4%(전국기준,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MBC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에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사소한 점까지 놓칠 수 없는 마력을 자랑하는 ‘태양의 후예’의 도전은 어디까지 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캡처 및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