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지상파 3사 모두 장수 프로그램과 이별하게 됐다. KBS의 ‘위기탈출 넘버원’과 SBS ‘한밤의 TV연예’에 이어 MBC ‘해피타임’까지 종영 소식을 알린 것. 최소 11년, 최대 21년이라는 엄청난 세월을 자랑하는 장수 프로그램의 씁쓸한 퇴장이 아쉽다.
MBC 측은 25일 ‘해피타임’의 종영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오는 4월 9일부터 방송되는 메이저리그 중계로 편성이 조정되며 폐지 수순을 밟게 된 것. 기존에 토요일에 방송되던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가 시간대를 옮겨 후속 프로그램으로 편성될 예정이다.
‘해피타임’에 앞서 종영 소식을 전한 ‘위기탈출 넘버원’과 ‘한밤의 TV연예’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소재 고갈과 낮은 시청률로 심판대에 올랐던 ‘위기탈출 넘버원’은 결국 폐지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고 오는 4월 11일 종영하게 됐다. 특히 KBS가 4월 개편을 맞아 다수의 신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만큼 편성 과정에서 밀린 것.
특히 ‘위기탈출 넘버원’은 기존MC 김종국을 중심으로 박준규, 이상훈, 유재환, 신동우를 새로운 MC로 투입하며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시도, 마지막까지 노력하기를 포기하지 않았지만 폐지를 피할 수는 없었다.
‘한밤의 TV연예’는 무려 21년간 시청자들의 곁을 지켰지만 마지막은 초라했다. SBS 측은 “재정비를 위해 잠정 휴식기에 돌입한다”고 설명했지만, 그 자리에 신규 예능 프로그램 ‘신의 목소리’가 들어간 점과 복귀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무기한 휴식기라는 점으로 보아 사실상 폐지에 가깝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이렇게나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장수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시청자들이 뒤돌아서는 순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 한때는 박수 받으며 시작했을 프로그램 역시 스스로 타성에 젖거나 높아진 대중의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그간의 영광은 모두 잊혀진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방송가인 만큼 익숙해진 포맷과 반복된 소재는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새 프로그램들에 밀리기 쉽상이다. ‘해피타임’, ‘위기탈출 넘버원’과 ‘한밤의 TV연예’ 역시 이미 예고됐던 이별이긴 하지만, 박수 받지 못하고 떠나는 뒷모습은 씁쓸하기만 하다. / jsy901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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