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이 ‘욱씨남정기’에서도 인생 연기를 펼치고 있다. 윤상현 만큼 불쌍한 샐러리맨 역할에 잘 어울리는 배우를 찾기 힘들다. 보고 있으면 절로 그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에서는 남정기(윤상현 분)와 욱다정(이요원 분) 사이의 끊임없는 악연이 이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기는 자신의 상사가 된 다정에게 약점을 잡히며 회사에서도 고립되는 위기에 처했다.
정기는 온갖 곳에서 치이며 절로 불쌍한 감정이 들게 만든다. 동생인 남봉기(황찬성 분)를 대신해서 다정에게 자동차를 망가트린 빚을 갚겠다고 나섰다. 그로인해서 무조건 다정의 말을 찬성하게 될 처지에 놓이고 다른 동료들로부터 배신자로 낙인 찍혔다. 결국 다정의 행동이 회사에 피해가 끼치는 걸 알면서도 따르는 상황에 처했다. 다정과 엮이면 엮일수록 불행해지는 것은 정기다.
그렇게 여기저기서 굴욕을 당하면서도 정기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다. 정기는 다정의 막말에 상처 입은 직원들을 위로해주라는 충고를 하고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밀어붙이는 다정을 설득하려고 애쓴다. 그렇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도 감출 수 없는 비굴함이 묻어나기에 감탄을 자아냈다.
정기의 고난은 이제부터 시작이기에 더욱 안쓰럽다. 다정이 황금화학과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중간위치에 놓인 정기가 힘들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버틸 정기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진다.
이렇듯 윤상현이 연기하는 정기는 자연스럽다. 과장되거나 꾸밈없이 먹고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회사원처럼 느껴진다. 그렇기에 윤상현의 연에 감탄 할 수밖에 없다. 비현실을 그리는 드라마에서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윤상현의 노련한 연기가 ‘욱씨남정기’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pps2014@osen.co.kr
[사진] '욱씨남정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