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부터 음향, 배우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빠른 전개와 섬세한 연출, 긴장감과 감동을 더하는 음향, 그리고 이성민의 물 오른 연기가 쉴 새 없이 몰아치며 시청자들에게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기억’ 3회에서는 알츠하이머 증세가 점점 악화되는 태석(이성민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친구이자 의사인 주재민(최덕문 분)으로부터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태석은 애써 이를 부정하려 했지만, 희미해지는 기억과 끔찍한 악몽이 그가 알츠하이머임을 상기시켰다.
그럼에도 태석은 재민을 제외한 주변인들 아무에게도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평소처럼 일에 매진했다. 언제 들킬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병을 숨기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특히 방송 말미에는 모처럼 가족들과 외식에 나서려던 태석이 길거리를 걷던 중 약속 장소를 잊어버리게 되는 장면이 공개됐는데, 바로 이때 ‘기억’이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었다.
이성민의 얼굴 타이트 샷과 복잡한 길거리의 풀샷이 교차되며 갈 곳을 잃은 태석의 상황, 당혹과 절망이 섞인 감정을 표현해냈고 무거운 배경음악 역시 이러한 느낌을 더했다. 무엇보다 이성민의 연기력이 돋보였다. 온갖 감정을 담은 표정과 “아직은 안 돼”라며 오열하는 모습은 그를 알츠하이머에 걸린 태석 그 자체로 보이게 만들었다.
이처럼 삼위일체를 이루는 연출, 음향, 이성민의 연기와 더불어 답답함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 역시 몰입을 더하는 요소다. 뻔하다고 생각했던 알츠하이머 소재마저 고퀄리티의 실력으로 ‘다르게’ 그려내고 있는 ‘기억’. 이쯤 되면 연출진과 배우가 손수 만들어 낸 ‘수작’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아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기억‘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