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사고를 치는 그들의 방식이 부럽고, 젊음이 부럽더라고요."(나영석 PD)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아프리카’가 ‘그 어려운 걸 해냈다’는 청춘의 격한 감격과 뭉클한 우정으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다. 방송 중 꽤나 시끄러운 논란이 있었지만, 이 논란을 잊게 할 정도로 ‘응답하라 1988’ 4인방의 청춘 여행은 감동적이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주역인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이 떠난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여행이 지난 25일 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일주일 후 감독판 방영이 남아 있지만 이들이 그토록 보고자 했던 세계 최대 크기의 빅토리아 폭포의 감격은 꽤나 컸다. 이들은 “사랑한다”, “감사하다”, “고생했다”면서 푸켓 포상 휴가 중 갑작스럽게 끌려와 사막부터 빅토리아 폭포까지 고생을 하며 하나 하나 경험한 아프리카라는 대륙의 웅장함을 직접 목격한 것에 뿌듯해 했다.
‘꽃보다 청춘’ 제작진은 언제나 이들에게 적은 돈을 쥐어주면서 그 속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길 바라는데, 이번 여행이 특히나 고생스러운 일이 많았다. 자동차에서 잠을 자거나 옷이 없어 며칠 동안 같은 옷을 입는 일도 있었고 제대로 씻지도 못했다. 스스로 선택하고 어떻게 보면 자초한 일이어서 미소를 짓게 했다.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긴 했지만 몸이 고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럼에도 4인방은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의논하며 별탈 없는 무던한 여행을 즐겼고 마지막 순간 서로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해냈다는 동지의식에 서로를 껴안았다.
“폭포를 보는 순간 힘들었던 순간이 날아갔다”는 박보검과 “이걸 같이 봤으면 영원히 남는 거다”라는 안재홍, 그리고 “다했다. 우리 진짜 다했다”라면서 누구보다 뿌듯해 했던 여행 길라잡이 류준열. 총무라는 중책을 맡았던 고경표를 중심으로 네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끌어안으며 기쁨의 순간을 함께 했다. 젊기에 고생스러우면서도 웃음을 지었고, 젊기에 더 큰 고생을 택하기도 했던 이들의 여행이 가슴 먹먹한 마침표를 찍었다.
이들의 여행은 늘 이랬다. 서로에게 감사했고 서로를 배려하느라 바빴다. 짜증나는 일이 있을 법도 한데 웃고 넘겼다. 그랬기에 방송 중 있었던 호텔에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논란에도 시청자들은 이들의 여행을 끝까지 지켜보며 청춘여행을 다룬 제작진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그리고 마지막 회에 담긴 격한 감정의 소용돌이는 안방극장을 울컥하게 했다. 지금 현 시점에서 청춘인 이들에게는 이들처럼 좌충우돌하며 여행을 하고 싶다는 부러운 시선을 갖게 하고, 이미 청춘이 흘러간 이들에게는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도전정신과 우정에 박수를 치게 했다. 나영석 PD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꽃보다 청춘'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그의 말 속에는 '꽃보다 청춘' 인기 원동력이 들어 있었다.
나 PD는 "남자들끼리 여행을 갔으니까 평소 성격과 다른 행동이 나올 수도 있는 것 같다"라면서 "으쌰으쌰 하다보니까 객기를 부릴 수 있겠지만 그런 행동들이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것"이라고 관전 지점을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아프리카를 또 언제 오겠느냐. 언제 올지 모르는데 뭐든지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자,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저렇게 사고를 치는 그들의 방식이 부럽고, 젊음이 부럽더라. 서로 정말 친한 것도 부러웠다. 4인방이 함께 하면서 즐거워하는 그 순간이 보여서 부러웠다"라고 청춘 4인방의 여행을 곁에서 지켜보며 들었던 생각을 밝혔다. 나 PD가 말한 '부러움'은 안방극장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청춘이니까 가능했던 재미와 감동, 그리고 대리만족의 기쁨을 갖게 하며 ‘꽃보다 청춘’의 기획의도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청춘은 뭐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고경표의 마지막 말은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 jmpyo@osen.co.kr
[사진] '꽃보다 청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