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방송에 출연할, 굳이 행사를 할 이유가 없다.”
가수 장범준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해 가식 없는 솔직한 이야기를 했다. 예능프로그램 첫 출연과 다름 없는데 재밌게 말을 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 튀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자신의 이야기만 평소와 다르지 않은 말투로 털어놨을 뿐이었다. 지금껏 본 적 없는 솔직한 희귀 출연자였다.
26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웨딩싱어즈 특집으로 축가 경연을 준비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다. 시청자들에게 축가를 선물하는 특집. 박명수는 자신과 함께 호흡을 맞출 장범준을 만났다. 두 사람의 나이차는 19살. 세대차이보다 박명수를 당황하게 만든 것은 자신을 포장하지 않는 장범준의 화법이었다.
그는 방송과 행사 무대에 많이 오르지 않는 이유에 대해 “TV에 안 나와도 사람들이 노래를 들어주기 때문에 수입이 들어온다”라면서 “대학 행사도 많이 못해봤다. 굳이 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박명수가 가수로서 음악으로 승부를 하기 위한 것이냐고 포장을 하려고 했지만 장범준은 솔직했다.
또한 장범준을 매년 봄마다 음원차트 상위권으로 소환하는 ‘벚꽂엔딩’을 들려달라고 하자 너무 짧게 불러 박명수를 당황하게 했다. 박명수가 다시 부탁해 노래가 더 이어졌다. ‘여수밤바다’와 신곡 ‘사랑에 빠졌죠’까지 장범준은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노래를 즉석에서 불렀다.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허나 장범준은 “자가 복제가 많다”라면서 자신의 노래가 비슷한 점이 있다고 본 적 없는 솔직함을 드러냈다.
또한 신곡이 ‘태양의 후예’ OST 때문에 음원 차트 1위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을 하고 ‘무한도전’ 출연 역시 신곡 홍보를 위한 계산이라고 훈훈한 분위기를 깼다. 이미 시청자들에게 결혼식 축가를 불러주면 큰 의미가 될 것 같다고 별다른 고민 없이 박명수와 호흡을 맞추겠다고 약속을 한 상태였지만 장범준은 예쁜 포장 대신에 유쾌한 농담으로 대체했다. 방송에 열의가 보인 것도, 특별히 그의 농담이 빵빵 터진 웃음을 안긴 것은 아니었지만 장범준의 노래를 좋아하는 시청자들로서는 그의 진솔한 면모를 발견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 됐다.
장범준은 한달째 장기집권 중이었던 ‘태양의 후예’ OST를 밀어내고 26일 기준 음원차트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있다. 더욱이 인기 예능프로그램이자 음원차트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무한도전’에 출연해 솔직한 말투와 엉뚱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기에 이 같은 인기 행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