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이 '장영실'의 혼을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깊은 연기로 빚어낸 캐릭터는 끝까지 빛을 발했다.
26일 오후 방송된 KBS 1TV 드라마 '장영실'(극본 이명희 마창준, 연출 김영조) 마지막회에서는 세종(김상경 분)이 장영실(송일국 분)을 역사에 남기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장영실을 지키고 싶어하는 동시에 백성도 지켜야하는 세종이기에 고민에 빠졌다.
세종은 고민에 빠졌다. 장영실의 기록을 삭제하고 그를 죽이려고 하는 사대부들과 잘못없는 장영실의 손을 놓을 수 없는 자신 사이에서 갈등했다. 장영실은 세종에게 문자를 지키고, 백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손을 놓고 모질게 내처달라고 부탁했다.
장영실은 자신을 지키려는 세종에서 자신을 버려야 성군이 될 수 있다. 조선을 위해 장영실의 희생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아파해 달라. 미련 갖지 말고 빨리 자신을 버리고 백성과 문자를 지켜야 한다고 거듭 세조을 설득했다. 세종은 장영실을 끝내 지키고 싶어 했지만, 사대부들의 주장과 장영실의 말에 고민에 빠졌다.
죽을지도 모를 날을 앞두고도 장영실은 연구에 몰두했다. 그는 옥루를 돌아가게 하는 기공술들과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한 이치 등에 대해 토론하면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끝까지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해내려는 모습이었다.
세종은 정치하는 왕으로서 가짜 역모자라도 역모자를 벌주어야 한다면서 힘들게 결정을 내렸다. 세종은 장영실에 대해 "장형 100대에 처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장형 집행날 광화문 앞을 지나게 하여 백성들 앞에서 수치를 당하게 하고, 장영실의 기록은 모두 그대로 두게 하라"라고 결론지으면서 다시 논의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 장영실의 기록도 지켜냈다. 장영실의 기록은 곧 자신의 기록이라고 말하면서, 이에 대해 재론하려는 자들이 있자 감형을 하는 등 최선을 다해 백성과 장영실을 모두 지키려는 결정이었다. 백성들에게 장영실을 잊지 말라는 당부를 하고, 역사 속으로 던지기 위한 형벌이었다.
장영실은 죽음의 기로에서도 동력에 대한 이치를 깨달으면서 미소 지었다. 장형을 받으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동력의 이치를 깨닫고, 세종과 함께 이를 기뻐하는 모습을 그렸다. 소현옹주(박선영 분)와 세종은 형벌 후 깨어나지 못하는 장영실에 슬퍼하며 눈물을 흘렸다. 장영실은 끝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연구만을 생각했다. 장영실과 세종은 문과 무, 과학의 전성기를 이루며 업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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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2TV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