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 유부녀 배우가 로맨틱 코미디를 이토록 달달하게 잘 살릴 수 있는 것일까? 어쩌면 미혼이 아닌 기혼 배우들이기에 이처럼 로맨스를 잘 살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안재욱과 소유진 커플이 '아이가 다섯'을 통해 평일 드라마가 부럽지 않은 로맨스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극본 정현정 연출 김정규)에서는 미정(소유진 분)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상태(안재욱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미정은 상태에게 조언을 구했다. 상태는 과거 아내와 사별한 경험이 있었고, 남편 인철(권오중 분)과 이혼한 사실을 아직 아이들에게 알리지 못한 미정은 이를 어떻게 전달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었다.
상태는 "내가 두려운 건 아이들의 슬픔이 아니라 나였다. 아이들이 슬퍼하는 걸 바라볼 자신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용기를 냈다"며 미정에게 사실을 잘 말해주라고 했다. 미정은 과거 아이에게 엄마의 죽음을 알려야 했던 상태의 마음에 공감과 연민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상태는 미정이 흘리는 눈물을 닦아줬고, "난 제대로 운 적이 없지만 안대리는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땐 기대는 게 좋다"고 말했다. 미정도 상태에게 "나도 팀장님한테 든든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힘을 주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두 사람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상태는 미정을 위해 인철 앞에서 그와 교제중인 것처럼 함께 연기를 해줬고, 미정이 선물한 셔츠를 입고 즐거워했다. 영화관람을 하는 팀 회식날에는 미정과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근심없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도 모르게 미정에게 빠져버린 것. 방송 말미, 미정을 빤히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는 묘한 감정이 담겨 있어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안재욱과 소유진은 각기 배우자와 헤어지고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돌싱' 남녀를 연기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이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상당히 매력적으로 살리고 있는 점이다. 소유진은 자칫 '민폐녀'가 될 수 있는 미정의 캐릭터를 귀엽고 유쾌하게 그려내며 안방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안재욱 역시 신사적이고 점잖은 상태의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하며 한 때 아시아 여심을 흔들었던 한류 스타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서로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남부럽지 않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있다. 그로 인해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막장 없이 볼만한 드라마가 생겼다며 두 팔을 뻗어 반기고 있는 상황. 두 주인공이 계속해서 속 시원한 '사이다 로맨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감이 모인다. /eujenej@osen.co.kr
[사진] '아이가 다섯'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