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이 "홍보가 절실하다"는 마음이 느껴지던 방송이었다. 그는 뿅망치로 수차례 강타 당했고, 생전 처음 셀프 메이크업도 도전했다. 모든 걸 내던지는 예능이라는 제작진의 표현이 이해되는 시간이었다.
지난 26일 방송된 JTBC 예능 '아는 형님'은 분명 독특했다. 포맷이 바뀌어 초반 콩트쇼가 펼쳐졌고, '형님고'에 전학온 게스트 홍진영과 솔비가 함께 등장했다. 두 사람은 다짜고짜 퀴즈를 내며 뿅망치를 휘둘렀고, '복불복 게임', '10분 메이크업 대결' 등을 통해 출연자들의 망가짐을 종용했다.
특히 의외의 메이크업 솜씨로 모두를 주목케 한 이는 바로 서장훈이었다. 툴툴거리던 것도 잠시, 곧 메이크업에 집중해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며 여성 게스트까지 제치고 1위까지 차지했다. 이는 "웃음을 주는 데 경쟁력이 있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강력하게 요청했던 이유였다.
실루엣 퀴즈에서도 서장훈의 캐릭터는 분명했다. 헬로비너스의 등장에 앞서의 인연을 늘어놓으며 거드름을 피웠고, 어차피 답을 안다며 건방진 태도로 일관했다. 하지만 결국 그가 말한 것은 오답. 멤버 라임의 속임수에 걸려, 이같은 모습을 내비쳤던 것이었다. 서장훈은 이수근이나 강호동처럼 웃음을 위해 저돌적이지 않다. 그저 묵묵하게 자신의 위치에서 특유의 진지함과 투덜댐으로 웃음을 유발할 뿐. 흡사 농구코트의 골대 밑에서 공룡처럼 자리를 사수했던 센터시절과도 맞닿아있다.
방송 말미 그의 은퇴 경기의 모습이 등장했다. 골을 넣고 생색을 내는 그의 모습은, 퀴즈를 맞추고 매번 생색을 내는 것을 떠올리게 했다. 농구 코트장에서, 예능 코트로 옮겼지만, 그는 여전히 공룡 센터다. / gato@osen.co.kr
[사진] '아는 형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