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이 감동을 주는 방법은 달랐다. 가수들이 주로 가창력으로 승부를 보는 편이라면, 배우들은 감성과 특별한 퍼포먼스로 명곡판정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26일 오후 배우 특집으로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는 박준규 부자, 이아현, 임채무, 박준금, 김지우, 김승우가 각자 준비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무대에서는 배우들의 장기가 제대로 발휘됐다.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무대는 임채무의 무대. 임채무는 故하수영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를 택해 담담히 불렀는데, 지난해 세상을 먼저 떠난 아내를 위해 바치는 노래라는 점에서 듣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과거 여러 장의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던 그는 14년 만에 '천생연분'이라는 신곡을 발표한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감동 코드를 제대로 사용한 사람은 배우 김승우와 박준규, 박종찬 부자였다. 맨 첫 순서로 등장한 박준규와 뮤지컬 배우인 아들 종찬은 강산에의 '넌 할 수 있어'를 듀엣으로 소화했다. 선곡은 아버지가 했는데, "아들에게 응원을 하고 싶다"는 바람처럼 따뜻한 가사가 부자의 듣기좋은 목소리와 어울려 감동을 자아냈다.
가장 마지막 순서에 등장해 최종 우승을 거머쥔 김승우는 자신의 단편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과 함께 콩트를 가미한, 뮤지컬 같은 무대를 선보였다. 그는 실직을 한 가장과 그를 응원하는 부하 직원들의 이야기를 산울림의 '청춘'과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와 엮었다. 공감 요소가 많은 김승우의 무대에 많은 관객들은 눈물을 흘렸고, 이는 최종 우승으로 이어졌다.
'불후의 명곡'다운 정공법을 택한 사람은 김지우였다. 뮤지컬을 오래 해 온 그는 동료 강웅곤, 오진영의 도움을 받아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를 시원한 가창력으로 소화했다. 영화 '드림걸즈'의 한 장면을 보듯 강렬한 퍼포먼스와 노래가 보는 이들을 압도했다.
이처럼 배우들이 감동을 주는 방법은 다양했다. 가수들보다 무대에서의 경험이 부족해 서툰 모습은 있었지만, 연기로 감정을 움직이는 이들인만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과 카리스마가 넘쳤다. 결과적으로 배우특집은 색다른 매력이 있는 기획이었다. /eujenej@osen.co.kr
[사진] '불후의 명곡'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