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아이콘이라고는 하지만, 예능신이 어디선가 그를 보우해주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이광수는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불운의 아이콘다운 백전백패의 모습으로 시종일관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제1회 꽝손 페스티벌을 개최한 '런닝맨' 측은 이광수, 유재석 그리고 지석진을 주목했다. 이 세 사람은 그간 '런닝맨'을 통해 이상하리만치 벌칙에만 손이 가는 모습을 선보여온 바 있기 때문.
그중에도 특히 이광수는 주요 주목 대상이었다. 시작부터 남달랐다. 복불복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이광수는 총 3개의 층을 선택했지만 3개 모두 벌칙 층으로 소름 돋는 벌칙 적중률을 보여줬다.
이후 시작된 본 게임에서는 모두를 소름돋게 하는 불운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작은 각목이었다. 자신의 팀원 4명과 함께 팀 전에 참여한 이광수는 부러지지 않는 각목을 골라야 하는 상황에서 정확하게 각목을 골라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장난감 칼이 아닌, 민망한 무언가가 들어있는 칼을 골라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광수의 '꽝손'은 대단했다. 오징어 다리가 박혀 있는 장난감 칼을 귀신같이 집어낸 것.
소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금의 이광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날계란 골라내기 게임에서 이광수는 또 다시 날계란을 자신의 이마에 내리쳤으며 꽝손 중의 꽝손이었던 왁스마저 혀를 내두르게 만든 먹물 물총까지 맞으며 불운의 아이콘을 완성해나갔다.
팀장들간의 대결에서도 이광수의 곁에는 예능신이 함께 했다. 세 개의 음료 중 고삼차를 골라야만 하는 게임에서 이광수는 여지없이 고삼차를 삼켜야 했으며 고추냉이 초코파이를 골라야 하는 게임에선 두말할 것도 없이 고추냉이 초코파이는 이광수의 것이었다.
더 기가 막힌건, 이렇게 불운의 아이콘이 됐음에도 제1회 꽝손 페스티벌의 우승을 지석진에게 내줘야 했다는 것이다. 본게임에서 모든 활약은 이광수의 몫이었지만 최종 승자는 지석진이 차지하고 만 것. 이를 본 '런닝맨' 멤버들은 "너가 진짜 불운한 것"이라며 이광수의 어깨를 토닥여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날계란을 머리에 내리치고, 먹물에 맞고, 고삼차를 마시고, 고추냉이 초코파이를 먹는 등 이광수 본인에게는 괴로움의 시간들이었겠지만 덕분에 보는 이들은 배꼽 잡고 웃을 수 있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는 이들을 웃기는 것만큼 보람찬 일이 또 있을까. 때문에 예능신이 보우하는 이광수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도 아니다. / trio88@osen.co.kr
[사진] '런닝맨'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