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경규는 ‘신개념 방송의 선두주자’였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반려견과 함께 하는 ‘눕방’(누워서 하는 방송)을 선보여 1위를 하더니 이번엔 ‘낚방’(낚시방송)으로 전반전 1위를 따냈다.
이경규는 지금까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출연자들과 달리 스튜디오 밖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간 ‘마리텔’ 출연자들이 방송국 내에서 방송했던 것과는 다르다. 그야말로 ‘마리텔’ 신개념 방송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그것도 좋은 성적으로 말이다.
이경규는 지난 27일 다음팟을 통해 생중계된 MBC ‘마리텔’ MLT-24에서 반려견에 이어 붕어와 함께 하는 방송을 했다. 지난 방송 당시 낚시방송을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 때문에 이번에도 스튜디오가 아닌 곳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낚시방송인 만큼 낚시터에서 등장한 것.
이날 이경규의 목표는 붕어 20마리를 잡는 것이었다. 보통 조용하고 조명이 없어야 물고기가 잘 잡히지만 방송이라 어쩔 수 없이 밝은 조명, 그리고 계속 네티즌들과 소통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서 20마리를 잡아야 했다. 그리고 이경규는 벌칙까지 내걸었다. 20마리를 잡지 못할 경우 수영복을 입고 물속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낚시가 시작됐고 생각보다 붕어가 잡히지 않는 가운데 네티즌들이 이경규가 앞서 반려견과의 방송에서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방송”이라고 한 것을 언급하며 ‘붕어의 존엄성’을 얘기하자 “붕어는 붕어다. 붕어는 잡아서 다 놓아줄 거다”고 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낚시가 쉽지는 않았다. 추운 날씨에 양반다리를 하고 장시간 앉아있던 이경규는 결국 “개 데리고 방송할 때가 행복했는데”라며 ‘눕방’을 그리워했다. “열 받는다”며 짜증내고 “욕은 속으로 엄청 했다. 부글부글 끓어가지고”라며 결국 재킷까지 벗고 낚시에 나섰다.
하지만 결국 붕어가 ‘응답’했다. 30여분 만에 드디어 붕어 한 마리를 낚은 이경규는 “행복하다”며 붕어에 뽀뽀까지 했다. 20마리를 다 잡지 못하면 추운 물속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이경규는 초조해했다. 그러나 2연속 1타 2피에 성공, 희망이 보이는 듯 했다. 그래도 20마리를 채우기에는 많이 남아 ‘라면이나 먹고 입수하세요’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거기다 이경규는 낚시를 하다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바닥에 눕고 말았다.
그래도 이경규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전반전에서 무려 11마리의 물고기를 잡고 후반전에서 9마리를 기약하며 라면 맛있게 끓이는 방법을 공개하면서 방송을 마무리 지었다.
개들과 누워서 하는 방송 ‘눕방’으로 1위를 하며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더니 이번에는 지겨울 수도 있는 낚시도 맛깔나게 진행하며 1위를 차지한 이경규. 역시 ‘예능 대부’였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