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돌이 갖춰야 할 수많은 덕목 중 하나는 '비글미'다. 비투비, 마마무 등 '비글돌'들은 남녀노소 고른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의 조상격이 있었으니 '최장수 아이돌' 신화가 주인공이다. 신화는 분명 '원조 비글돌'이다.
'1세대 예능돌'로 손꼽히는 이들의 예능감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여섯 멤버 '완전체'로 예능 프로그램에 뜨면 재미와 웃음, 높은 시청률을 떼놓은 당상이었다. 2003년 11월부터 3개월간 전파를 탄 JTBC '신화방송'은 아직도 회자되는 레전드 예능이다.
그런 이들이 히트메이커 나영석 PD에게 직접 러브콜을 보냈다. 신화는 27일 데뷔 18주년 기념 콘서트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해 보고 싶은 게 있는가"라는 질문에 "예전에 '신화방송' 했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우리의 모습을 편하게 보여줄 수 있는 예능을 또 하고 싶다"고 답했다.
전진은 "'꽃보다 청춘'을 재밌게 봤다. '꽃보다 신화' 어떨까 싶다. 우리끼리 하면 재밌을 것 같다. 나영석 PD님의 팬이다. 삼행시를 하겠다. '나' 이렇게 소원을 빌고 있네. '영'혼이 담긴 나의 말들. '석' PD님께 전해졌으면"이라고 즉석에서 재치를 뽐내 웃음을 자아냈다.
신화와 나영석 PD의 만남이라니.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연예계 자타공인 예능감 충만 아이돌 신화와 방송계 미다스의 손 나영석 PD의 콜라보레이션 방송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나 PD에게 제대로 어필하듯 신화는 이날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 '히어로'에서 마음껏 예능감을 펼쳤다. VCR 영상에서 이들은 자체적으로 리얼리티 예능을 찍으며 관객들 모두의 배꼽을 접수했다. 코끼리코 돌고 떡 먹기, 트럼플린 위에서 밥 먹기 등도 신화가 하니 남달랐다.
알고 보니 이는 전진의 몰래카메라인 척 나머지 멤버들이 속은 '역 몰래카메라'였다. 형들의 장난에 속아 넘어가는 연기를 한 전진을 보며 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전진은 "병신년인데다 신화 18주년, 원숭이 띠인 저의 해"라며 남몰래 미소 지었다.
무대 위 코멘트도 센스만점이었다. 오프닝에서 멤버들은 인사를 하다가도 돌연 춤과 랩을 즉석에서 소화했고 발라드곡 '더데이'를 부를 땐 '그대'라는 가사에 전진의 본명인 '충재'를 넣어 웃음을 안겼다. 엉터리 아카펠라, 즉석 개인기 등 신화만의 팬서비스는 유쾌했다.
신화는 올해 개별 활동으로 상반기를 채운 뒤 하반기에 새 앨범을 들고 '완전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나 PD가 신화의 러브콜을 받아들여 주길 팬들은 바라고 있다. '원조 비글돌'과 '대세 PD'의 만남을 기대해 본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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