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경규가 또 누워있다. 시청자들은 캡처 화면만 봐도 이제 웃음을 터트릴 지도 모르겠다. 육아 프로그램에서도 누워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 물론 자신의 실제 육아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재현한 것이었지만, 영문을 몰라도 일단 웃음부터 터트리고 볼 일이었다.
누워서 하는 방송이라는 뜻의 ‘눕방’을 탄생시키며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한 이경규. 예능대부로 불리며 늘 웃음을 책임져오긴 했지만 최근에는 그의 진가가 재조명되며 ‘갓경규’로 불리고 있다. 인터넷 생중계 방송을 기반으로 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을 통해서다. 여기에 육아 예능프로그램인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도 그의 진가를 발휘하고 말았다. 콘텐츠는 역시 ‘눕방’이다.
사실 이휘재가 쌍둥이 서언이, 서준이에게 ‘그 분’이 오신다며 분주하게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예감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선배님’, ‘사부님’이라는 호칭까지 정리할 정도로 그를 떨게 하는 사람은 몇 없을 테니까.
곱게 깔아놓은 레드카펫을 밟고 등장한 것은 역시나 이경규였다. 그의 무서움을 모르는 아이들은 준비한 꽃가루를 얼굴에 사정없이 뿌려대며 그를 자극했다. 그럼에도 허허 웃었다.
이경규의 누워서 하는 육아가 포착된 것은 그 다음이다. 이경규에게는 이미 성인이 된 딸 예림 양이 있다. 그가 홀로 딸을 돌봤을 것이라고는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 바. 이휘재도 자신과 같이 아이들을 홀로 돌봐본 적이 있냐고 질문했다. 이경규는 이에 ‘눕는 육아’를 전수하기에 이르렀다.
직접 시범도 보였다. 3초 만에 잠이 들어야 하는 ‘잠자기 놀이’, 이경규가 환자가 돼 입원한 ‘병원 놀이’ 등 아버지의 역할은 누워서 눈을 감고 있으면 되는 것들이었다. 이에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경규가 이미 깔아놓은 ‘눕방’의 위력 때문이었다. 설마 여기서도 누울까 했는데 진짜 누워있는 모습을 눈으로 보게 된 것이다.
물론 서언이와 서준이에게는 친해지기 위해 이것저것 선물을 공개하고 비행기도 태워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에 서준이는 ‘장꾸’(장난꾸러기의 준말)다운 면모로 이경규를 당황케 했다. 과연 이경규가 끝까지 쌍둥이들과 함께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와 반대로 쌍둥이들 가운데서 누워서 하는 육아를 보여줘도 재밌는 그림이 탄생할 것도 같다. / besodam@osen.co.kr
[사진] '슈퍼맨이 돌아왔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