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맘 스캔들의 김미나씨와 판교대첩의 당사자 조주리씨 두 럭셔리블로거를 통해 럭셔리블로거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럭셔리블로거 현상의 구조와 이면을 살펴본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스페셜 '두 여자의 고백-럭셔리 블로거의 그림자'의 기획의도다. 럭셔리블로거들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파워블로거와는 달리 자신들의 일상을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서 팬덤을 형성한다.
이들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2~3만명이 보고 많게는 수천개의 댓글과 좋아요가 달린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 전업주부에서 일약 사업가로 변신한 럭셔리블로거들도 있다. 하지만 럭셔리블로거의 세계에 화려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블로그로 흥했던 그들은 또 블로그로 인해 상처와 고통을 받고 있었다. 제작진은 이 럭셔리블로거 현상을 통해 한국 사회의 현재 모습을 반추하는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의도를 내세웠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그려진 불륜 스캔들의 주인공 도도맘 김미나 씨의 모습은 이런 기획 의도를 비껴나 있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 없게 만들었다. 30대 중반의 전업 주부이자 두 아이의 엄마 김미나 씨는 블로그 운영 10년차로 명품 브랜드와 관련된 포스팅으로 큰 화제를 모아왔다. 김미나 씨는 직접 유명 브랜드의 의상을 공개하는 한편 블로그를 통해 만나게 된 다양한 직업군의 지인들과의 삶을 보여줬다.
하지만 스캔들 논란이 거론되면서 방송은 김미나 씨의 심경 고백이 중심이 되어 갔다. 일단 이 방송 출연부터 한다, 안 한다를 계속 반복했다던 김미나 씨는 '저 여자 또 나왔어', '관심종자'라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조용히 있자는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도 자신이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싶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그러면서도 그는 두려운 마음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스캔들 보도를 처음 접했을 때의 심경, 5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기사에 달리는 악성 댓글들에 받는 상처 등을 언급했다. 이 같은 악성 댓글에는 고소를 하는 등 강경 대응을 하기도 했지만 사과하는 것도 그 때뿐이라고 한다. 이에 김미나 씨는 "하루살이 같다는 느낌이다. 하루를 넘기면 '아, 오늘도 무사히 하루 넘겼구나'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죽음을 통해서 세상에 진실을 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밝힌 김미나 씨는 이제 세상이, 사람들이 자신을 잊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나 씨는 "이제 편해지기를 바란다. 내가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편안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을 접한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자신을 잊어주길 바란다면서 왜 방송 출연을 감행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방송이 너무 한 쪽 주장만 담아낸 관계로 신뢰성을 잃을 뿐만 아니라 럭셔리블로거로서의 삶보다는 불륜 스캔들 심경 고백에 초점이 맞춰져 뭘 말하고 싶은 건지 기획 의도를 모르겠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스페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