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가는 이른바 ‘음악 예능 전쟁’이다. 화제를 몰고 온 프로그램을 꼽아보자면, 신구 가수들의 축제의 장인 KBS2 ‘불후의 명곡’, 선입견과 편견을 깬 MBC ‘복면가왕’, 시즌2를 마친 Mnet 음악추리쇼 ‘너의 목소리가 보여’ 정도가 손꼽힌다. 또 오는 30일 SBS ‘신의 목소리’가, 4월 17일 ‘판타스틱 듀오’도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음악 예능이 범람하는 시대에 내달 8일 첫 방송을 앞둔 MBC ‘듀엣가요제’는 걱정이 많다. 시청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겠냐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기획을 맡은 MBC 김준현 CP는 28일 오후 서울 상암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듀엣가요제’의 기자간담회에서 “MBC가 음악 예능을 선두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정규 편성된 만큼 야심차게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 CP와 MC를 맡은 성시경 백지영 유세윤이 참석했다.
연출을 맡은 강성아 PD는 타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은 꿈을 위한 감동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듀엣가요제’는 가수와 아마추어가 만나 노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무대를 간절히 꿈꾸고 원하는 일반인이 가수와 함께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케미스트리가 생기고, 애정이 묻어 난다”며 “아마추어들의 노래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저희 프로그램 안에는 남다른 애정이 있다.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듀엣가요제’처럼 올 설 연휴에 파일럿으로 방송됐다가 정규 편성된 SBS ‘신의 목소리’도 오는 30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소위 ‘신의 목소리’로 알려진 가수 거미 김조한 박정현 설운도 윤도현 등 5명에게 도전하는 재야의 고수들의 대결을 그린다.
두 프로그램이 같은 시기에 첫 방송되는 것과 관련해 성시경은 “‘듀엣가요제’는 일반인과 가수가 함께 노래하는 것을 꿈꾸는 무대다. 스타와의 대결이 아닌 함께 즐기는 것이 중요한 무대”라며 “반면 ‘신의 목소리’는 일반인 실력자들이 가수에게 자신의 실력을 뽐내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굳이 비교를 하자면, 국내 음악 방송은 모두 색깔이 다르다. 가수이다 보니 이런 질문을 받게 되는 것 같은데 프로그램 간 비슷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성시경은 “많은 분들이 가수가 왜 음악 활동을 안하느냐고 걱정하시는데, 최근 일본에서 공연을 했고 오는 5월에도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가수로서도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며 “제 입장에서는 ‘어떡하지? 두 프로그램이 비슷한데’라는 생각을 전혀 안했고 아예 다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현장보다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더 재미있고 감동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첫 방송된 ‘듀엣가요제’에는 시청률 7%(닐슨코리아 제공·전국 기준 이하 동일)를, 올 초 설 연휴엔 2.8%포인트 상승한 9.8%를 각각 기록했다. 화제성 면으로 봤을 때 시청자들의 구미를 만족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강 PD는 방송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일반인)파트너는 가수들이 직접 선택을 한다. 매주 경연을 해서 1등을 한 팀만 다음주에 다시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경연을 마치고 1등을 못했더라도, 다음에 또 보고 싶은 팀은 투표를 통해 다시 출연을 할 수 있게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열리는 첫 녹화에선 EXID 솔지, 버즈 민경훈이 설 파일럿 이후 다시 한 번 경쟁을 벌이며 노을 강균성, 에프엑스 루나, 마마무 솔라, 래퍼 제시가 무대를 꾸민다.
MC를 맡은 성시경은 백지영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인성 좋은 가수다. 가식이 없고 시원시원한 스타일이다. 유세윤 씨는 제가 아는 사람 안에서 웃기는 것으로 톱3 안에 든다. 근데 자꾸 웃기려고 하지 않는 게 문제다.(웃음) 제가 팬이기 때문에 사람이 참 좋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이에 유세윤은 “일부러 많이 참고 보여주는 것인데 성공했다.(웃음)”고 답한 뒤 “성시경 씨는 형으로서, 동료로서 제가 가지지 않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함께 할 때 의지가 되는 사람이다. 저의 장기를 사랑해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MC를)할 때 신이 난다. 백지영 누나는 진행을 같이 한 적은 없지만 패널로 만났을 때 무리가 없었고 에너지가 많은 분이어서 제가 그 기운을 받으려고 한다”고 MC들과의 호흡 비결을 전달했다.
백지영은 유세윤에 대해 어떤 멘트를 치든 잘 맞아주는 명MC라고 했고, 성시경에 대해서는 무엇이든 알고 있는 똑똑한 MC라고 칭찬했다.
‘듀엣가요제’는 이날 오후 녹화를 진행하며 내달 8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될 예정이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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