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지난해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 출항할 당시를 재현하는 듯하다. ‘치즈인더트랩’의 영화화를 두고 제작 초기 단계부터 또 다시 반응이 뜨겁다. 이것만 보더라도 원작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힘은 가히 대단하다고 할 만하다. 영화 ‘치즈인더트랩’이 유정 역에 박해진이 거론되면서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영화는 보다 더 상업적인 대중매체다. 티켓파워를 갖춘 남성 배우들을 영화에서 주로 앞세우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로 돌아오는 ‘치즈인더트랩’ 제작사가 배우 박해진을 먼저 염두한 것도 비슷한 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유정=박해진’으로 굳어진 공식을 굳이 깨면서까지 도전하지 않는 것이 좋고, 박해진 입장에서는 드라마로 다 보여주지 못했던 유정의 세계를 스크린을 통해 선보일 수 있어서 좋다.
◇한다면, 밑져야 본전?
아직까지 박해진 측은 논의 중인 단계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지만, 여기에는 원작자 순끼 작가의 참여가 관건이다. 박해진과 순끼 작가가 합심해 보다 더 원작에 가까운 영화를 만든다면, 양쪽 모두 타의에 의해 상처 입었을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용두사미였던 드라마의 그림자를 지우고, 영화로 진정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것.
물론 앞선 드라마와 비교는 피할 수 없다. 후반부로 갈수록 유정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바. 원작대로만 간다면 예비 관객들은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드라마를 뛰어넘을 완성도를 자랑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박해진의 연기력은 드라마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문제는 드라마를 둘러싼 논란에 이미 피로를 느끼고 있는 시청자들과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굳이 티켓을 구매해서 또 다시 보겠느냐는 우려 등이다.
◇안 한다면, ‘유정=박해진’ 공식 어떻게 타파하나
만약 박해진의 출연이 성사되지 못한다면, 제작사와 추후 거론될 유정 역의 배우들의 부담감은 상당할 것이다. 이미 가상캐스팅 단계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던 ‘유정=박해진’ 공식을 타파해야 하는 것이 우선 과제이기 때문.
갈수록 줄어드는 분량 논란에도 불구하고 박해진이 표현한 유정은 외적인 모습도, 연기력도 지적할 부분이 없었다. 드라마보다 훨씬 좋은 퀄리티를 만들어야 함은 물론이고 호평을 받았던 유정 역도 드라마를 뛰어넘을 싱크로율을 자랑해야 하는 부담감이 2배로 얻어질 것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tvN '치즈인더트랩' 포스터,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