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렬했다.
강지환이 첫 방송된 ‘몬스터’에서 단 3분 20초만 출연했음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청자들을 TV앞으로 불러 모았다. 길지 않은 등장에도 시선을 끌어당긴 강지환에게 더 이상의 수식어는 필요 없었다.
배우를 단순히 외모 하나만 놓고 평가하던 시대는 지났다. 갈수록 작품성을 추구하는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매력적인 외모는 물론 연기력을 충분하게 갖춘 배우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지환은 MBC 새 월화극 ‘몬스터’에 적격인 인물이다. KBS2 ‘빅맨’ 종영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그는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에게 지울 수 없는 잔상을 남기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준 것은 그의 뛰어난 연기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호방하면서도 질박한 그의 연기는 표정과 목소리만으로도 완성됐다.
지난 28일 방송된 ‘몬스터’ 1회(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는 이국철(이기광 분)이 이모부의 계략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아예 다른 사람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성인이 된 기탁이 거지꼴로 다니며 길거리에서 돈을 구걸하던 모습. 이 부분에서 강지환의 연기가 정점을 찍었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강지환은 “매번 그랬지만 이번처럼 대본을 철저하게 공부하고 분석한 적은 없었다”며 “칼을 갈고 나온 결과가 브라운관에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의 의지대로 노력의 결과가 ‘몬스터’ 첫 회부터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첫 방송 후 SNS와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강지환이 만만치 않은 연기력으로 이국철에서 강기탁으로 변한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남자의 외로운 사투를 그린 ‘몬스터’가 복수극으로서의 구성 요건과 품격을 유지하는 이유는 연기력을 갖춘 배우가 뿜어내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특히 강지환이 정상적인 삶과는 거리가 먼 남자주인공 강기탁 캐릭터를 그만큼 잘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라는 점이다. 앞으로 남은 49회 동안 괴물로 변해갈 강지환의 변신이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