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철봉에만 빠져 공부도 건강도 나몰라라 하던 고3 아이들이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한 것. 주 2회만 하기로 했던 약속을 넘어 이제는 알아서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흐뭇해지는 순간이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서는 철봉에 미친 고3 아들들이 고민이라고 말하는 세 명의 어머니가 출연했다. 아이들은 일명 '바스타일'이라고 하는 모임을 만들어 철봉 묘기를 보여줬는데, 이는 이미 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길거리 운동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철봉을 할 때면 학업 스트레스가 모두 풀린다며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어깨 탈골 등의 부상 위험 때문에 엄마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 미대 진학을 꿈꾸는 윤현 군은 잘못하면 팔을 쓰지 못하는 위기 상황에 직면하기까지 했다.
턱 골절은 기본이고 습관성 어깨 탈골을 겪고 있는 윤현 군은 의사로부터 "영원히 철봉을 하지 마라"는 경고를 받았다. 그럼에도 윤현 군의 철봉 사랑을 변함이 없었다. 결국 윤현 군은 스튜디오에서 전문가에게 "정도가 심해지면 인대가 찢어지고 출혈이 생긴다. 그리고 수술로도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반면 사회체육학과에 진학할 생각을 가지고 있던 주열 군은 체육 입시 학원 선생님에게 "4년제 대학 지원 불가"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서류부터 탈락이 될 실력이었던 것. 운동만 잘하면 당연히 사회체육학과에 갈 수 있을거라 믿었던 주열 군에게도 이 같은 통보는 충격이었다.
결국 엄마들을 비롯한 출연자들 모두 4명의 학생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철봉이라는 건전한 취미 생황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이것이 정도가 지나치면 건강을 해치고 미래에도 치명타를 입힐 수 있었기 때문. 물론 아이들은 "인간의 최종 목표는 행복"이라며 철봉을 계속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지만 결국 끈질긴 설득 끝에 주 2회만 철봉을 하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그런데 놀라운 건 3주 후의 변화된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엄마들은 '동상이몽' 작가에게 아이들이 밤에 전혀 안 나갈 뿐만 아니라 집안 철봉도 제거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윤현 군은 재활치료를 열심히 하고 있었고 주열 군도 학원에서 실기를 열심히 준비했다. 물론 '바스타일' 2기는 계속해서 모집을 하고 있었지만, '동상이몽' 출연을 계기로 긍정적으로 변모한 아이들의 모습은 흐뭇할 수밖에 없었다.
'동상이몽'은 이렇게 요즘 10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에 가장 관심이 많은지를 보여주면서 현실적인 고민을 함께 이야기하고 조금이나마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강구해왔다. 이날은 특히 김구라와 박명수가 인생 선배로서 취미를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업을 제대로 해냈을 때 그것이 온전히 빛나고 가치있을 수 있음을 전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물론 '동상이몽'이 모든 고민을 해결해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부모와 자식, 두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동상이몽'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