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대단한 카리스마다. 날카로운 눈빛과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극 전체를 지배했다. 배우 최민수의 연기력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최민수는 지난 28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에서 야욕과 비정의 임금인 숙종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조선의 왕으로써, 한 여인의 운명을 바꾸고 그로 인해 대길(장근석 분)과 연잉군(여진구 분)의 운명에까지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다.
권력의 화신이자 요부였던 희빈 장씨(오연아 분)에 대한 회의감이 짙어질 무렵 인현왕후의 처사를 놓고 대신들과 극렬한 갈등을 빚었다. 또한 왕실을 장악한 외척세력을 배제하고 왕권을 확립하기 위한 정쟁에서 그는 왕좌에 대한 회의감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 때 숙종은 훗날 숙빈 최씨인 복순(윤진서 분)을 만나 연정을 품게 됐다.
이날 첫 방송은 숙종과 복순의 첫만남, 숙종이 만금(이문식 분)에게서 복순을 빼앗기 위해 펼쳐진 내기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숙종은 만금이 노름꾼이라는 것을 파악한 뒤 그에게서 복순을 빼앗을 계략을 꾸몄다. 정체를 숨기고 직접 투전판으로 향해 만금을 만나 내기를 하게 된 것.
이 때 숙종은 돈에 눈이 먼 만금을 완벽하게 속였고, 만금은 빚만 잔뜩 지게 됐다. 결국 만금은 자신의 아내인 복순마저 내기에 걸었다. 숙종이 원하는대로 판이 짜여진 것. 마지막 대결은 술잔 채우기. 정답은 6잔. 7잔에 승부를 걸었던 만금은 좌절할 수밖에 없었고 숙종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최민수는 시종일관 날카로운 눈빛과 낮게 깔린 중저음으로 숙종의 위엄을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표현해냈다. 그 어떤 순간에도 원하는 것을 쟁취하겠다는 승부사 기질이 다분했다. 최민수가 표현하는 왕은 어떨까, 하는 마음에 캐스팅 제의를 했다는 남건 PD의 선택이 옳았음이 단 1회만에 제대로 증명된 셈이다. 최민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남다른 카리스마와 명불허전의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눈 뗄 수 없는 긴장감까지 형성,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앞으로 최민수는 이인좌 역을 맡은 전광렬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연기 대결을 펼칠 예정. 두 사람은 이미 5년 전 '무사 백동수'에 함께 출연한 바 있어 이번 연기 호흡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특히나 연기력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 최고라 자부해도 좋은 두 사람이기에 이번엔 또 어떤 연기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킬지 큰 관심이 집중된다. /parkjy@osen.co.kr
[사진] '대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