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다른 복수드라마 ‘몬스터’의 서막이 올랐다.
꾸준히 나오는 장르 드라마가 있다면 거기에는 분명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복수극은 관심과 화젯거리를 끌고 재미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안방극장의 단골손님이다.
제목부터 복수를 암시하는 듯한 작품들이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수많은 작가와 PD들의 영감을 자극할 것이다. 복수극의 서사가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 있지만 주성우 PD와 장영철 작가의 ‘몬스터’는 달랐다. 그 흔한 복수 얘기가 아니라 치명적인 매력으로 드라마 속으로 빨아들였다.
‘몬스터’는 권력집단의 음모에 부모를 잃은 이국철의 복수를 그린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빼앗은 특권층을 무너뜨리기 위해 강기탁(강지환 분)으로 정체를 바꾸고 살아가게 된다. 더불어 진흙탕 같은 삶 속에서도 사랑의 꽃망울을 피우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더한다.
‘몬스터’는 지상파 3사의 동시 첫 방송이라는 기대와 우려를 품고 시작한 MBC의 월화극. 지난 2014년 종영한 KBS 드라마 ‘빅맨’ 이후 2년 만에 만난 강지환의 연기는 한층 깊고 진한 향기를 빚어냈다. 재벌 아들이 하루아침에 노숙자로 전락하며, 극적인 인생을 살게 된 강기탁으로 분해 험난한 앞날을 예고했다.
지난 28일 ‘몬스터’가 재벌, 특권층의 암투를 그려 익숙한 느낌을 자아냈지만 앞으로 이들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쉽사리 예상할 수 없는 전개였다. 복수극은 결국 선한 자가 이긴다,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몬스터’는 호흡이 긴 작품이기 때문에 현실을 반영해 중간에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그려낸 건 눈에 보이는 빤한 복수와 재벌남과 보통녀의 사랑은 아니었다. 진실을 밝히고 부모님의 한을 풀어주려는 강기탁의 복수와 특권층에 대한 대결, 그들의 음모와 미스터리가 숨 막히게 전개돼 시청자들의 설득력을 얻었다.
특히 권력과 명예, 돈을 둘러싸고 재벌가에서 벌어지는 혈투와 음모가 적나라하게 묘사돼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현실에서도 자주 볼 수 있듯 돈이 한 인간을 얼마만큼 추악하고 비열하게 만들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 것이다. 모든 것을 잃은 남자 주인공 역할을 맡은 강지환과 극중 그의 아역을 맡은 비스트 이기광은 빼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박영규 정보석 진태현 배종옥 이덕화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한 드라마에 ‘단체로’ 출연해 철저하게 연기력을 뒷받침했다. PD-작가-배우라는 드라마 성공요건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몬스터’가 그려나갈 복수와 사랑이라는 그림이 성공적으로 그려질지 기대가 모아진다./ purplish@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