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재는 유독 시대극에 강하다. 천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관상'(2013)도 그랬고, 천만 영화였던 '암살'(2015)도 그랬다. 그가 보여준 시대극 속 캐릭터들은 악인들이었음에도 관객들의 마음을 끄는 특별한 카리스마가 있었다.
그런 그가 다시 한 번 사극을 검토 중이다. 광해군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대립군'(정윤철 감독)이다. 29일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정재는 '대립군'의 출연 제안을 받고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고려하고 있는 배역은 광해군의 호위무사 역할이다.
이정재의 사극 영화 출연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관상' 때문이다. 이정재는 사극인 '관상'에서 수양대군 역을 맡았는데, 극 중 보여준 호탕하고 섹시한 매력으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그가 '관상'의 최고 수혜자라고 부르기도.
'관상' 속 이정재가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역사 속 인물을 자신만의 색깔로 풀어낸 캐릭터 해석능력 덕분이었다. 그의 연기를 통해 관객들은 역사 속 악인이라고 느꼈던 수양대군이라는 인물을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전혀 새로운 인물로 재발견할 수 있었다.
이정재는 2010년도 들어 다양한 흥행작들에 출연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90년대와 2000대만 해도 멜로 영화 주인공 느낌이 강했던 그는 2010년 '하녀'를 시작으로 '도둑들', '신세계', '관상', '암살'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최근 역할 선택에서 탁월한 심미안을 보여줬던 이정재인 만큼 이번 배역도 그의 택함을 받게 된다면 흥행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대립군'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제작한 리얼라이즈픽쳐스에서 제작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사극 영화 붐을 이끌었던 만큼, 안정적인 제작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사극으로 흥한 이정재가 힘을 합친다면 금상첨화다. 과연 이정재는 '대립군'을 선택할까?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사진] '관상'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