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흥미로운 그림이었다. Mnet '슈퍼스타K'에 출연한 '힙통령' 장문복의 특별 무대에 그의 워너비 스타였던 아웃사이더가 깜짝 등장한 모습. 이는 큰 웃음과 동시에 묘한 뭉클함까지 자아내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아웃사이더와 요즘 눈여겨 보고 있는 후배 아티스트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힙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참가자 장문복은 아웃사이더를 롤모델로 삼아 속사포랩을 선보였는데, 이 모습이 다소 우스꽝스러워 네티즌들 사이에 '힙통령'으로 불리며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바 있다. 하지만 힙합을 향한 진심이 있었고 그 뜨거운 에너지를 아웃사이더는 느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은미, 트위스타 등과의 영광스러운 협업, 또 요즘 힙합시장과 '쇼미더머니'에 대한 이야기 등이 흥미롭다.
- 앞서 이은미 씨와 호흡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는데“
“사실 너무 힘들고 어려웠어요. 존경하는 분이고, 음악적인 부분도 있지만 외적인 삶의 모습들이 음악에 그대로 담기는 분이어서 작업을 할 때도 까다롭고 예민하셨어요. 이후 마음을 여시는 순간부터는 좋았죠. 작업을 하고 콘서트 따라다녔어요. 스케줄이 바쁨에도 불구하고 이 ‘바람 곁에’를 부르고 싶더라고요. 자처해서 투어를 같이 다니면서 불렀고, 그러면서 삶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가족처럼 가까워졌어요.”
“처음에 손 편지를 썼어요. 존경하는 사람들과 작업을 하고 싶었죠. 당시 슬럼프가 길었고, 내 불씨를 어떻게 다시 살릴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과 작업은 아니더라도 대화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했어요. 두 사람이었는데, 이은미 선배님과 세계적인 속사포 래퍼 트위스타였어요.”
- 트위스타와의 작업도 흥미로웠는데?
“트위스타의 작업은 힙합신의 팬들의 숙원 중 하나였죠. 한국의 속사퍼 래퍼와 세계적인 속사포 래퍼인 트위스타가한 음악 안에서 성사가 된다면.. 사실 트위스타 내한이 있었는데 성사가 안 됐어요. 다시 연락을 해봐야겠다 싶어서 메일을 직접 써서 진심을 전했죠. 연락이 바로 오더라고요. 온라인으로 음악을 보내고 받으면서 차곡차곡 쌓인 곡이에요. 편지를 주고받는 듯이 만들어진 노래라 의미도 있죠.”
- 요즘 힙합 어떻게 보시나요.
“제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 두 선배들 덕분이죠. 그래서 생각하는 게 리스펙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힙합이 누군가를 깔아뭉개고 디스를 하면서 자기가 잘났다고 자랑하는걸 ‘스웩’이라는 단어로 포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스웩도 문화이긴 하죠. 하지만 스웩의 바탕에 리스펙트가 있어야된다는 것을 느꼈어요. 존중이 있어야 자신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선배들을 통해서 느꼈죠. 힙합 안에서 그런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힙합은 디스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 힙합에는 리스펙트라는 문화가 존재하고 그걸 통해 더 큰 에너지를 낼 수 있다는 걸요.”
- 힙합오디션 ‘쇼미더머니’에 대한 생각도 남다를 거 같은데
“힙합이 대중화되고 수면으로 올라온 것에 대해 고마운 프로그램이죠. 저도 참여를 했었지만... 그런데 한편으로는 마치 그곳이 아니면 다른 다양한 힙합들이 보여 질 수 없는 느낌이 되다보니까 모두가 그리로 몰리는데, 방송이다 보니 제한적이고 자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 같아 아쉬움이 조금 있죠. 이미 알려져 있는 래퍼들이 얼굴을 알리는 계기가 아니라 정말 순수하게 처음 의도처럼 재야의 고수들, 아니면 정말로 이런 무대 경험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수많은 래퍼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2회 때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그런 생각들이 반영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실력적으로 힙합이 상향평준화가 됐는데, 다양성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 ‘슈스케’에서 나와 속사포랩을 했던 힙통령을 기억 하나
“‘힙통령’, 그친구도 눈 여겨 봤었죠. 랩은 너무 부족한데 에너지가 넘쳐요. 같이 무대를 서봐서 알죠. 그 친구가 당시 Mnet에서 진행한 시상식에서 크레이지 보이스 상을 받았어요. 그 친구가 저를 좋아해서 제가 무대에 깜짝 출연해서 함께 했는데, 놀랐던 게 무대에서 이 친구가 에너지가 저한테 밀리지 않았다는 거예요. 에너지가 엄청나더라고요. 당시 타이거jk형이 이 친구는 천재라고 SNS에 올리기도 했고, 빅뱅친구들이 이 친구 랩을 따라하기까지 했죠. 랩은 부족했지만 에너지가 있었기에 이슈가 됐다고 봐요. 제가 군대 가고 나서도 휴가 나오면 저를 찾아오고 그랬었어요. 그 친구가 랩을 잘하게 된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죠.”
-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일단 요즘 누군가를 만나면 하는 얘기가 ‘팬이었어요. 레전드죠. 전설이었어요. 듣고 자랐어요’ 등이에요. ‘요즘 듣고 있어요’라는 말은 못 듣죠. 끊임없이 창작을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잊혀지는 건가 싶기도 하고..그러다보니 그런 기회가 소중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활동으로 최대한 많이 보여주는 생각이 있어요.” /joonamana@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