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이경규의 변화, 감춰둔 비장의 무기라는 ‘성실함’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3.29 14: 37

방송인 이경규가 또 다시 변했다. 36년간 방송 활동을 하면서 변화하는 흐름에 조금씩 바꾸며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던 그가 이번에는 자신이 MC가 아니더라도 게스트 혹은 패널 출연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지금껏 보여준 적 없다는, 그래서 비장의 무기라는 ‘성실함’이 발동됐고 안방극장에 연일 웃음을 빵빵 터뜨리고 있다. 역시 예능대부 이경규다.
이경규는 최근 신설된 OtvN 예능프로그램 ‘예림이네 만물트럭’의 출연 결심을 한 이유에 대해 방송에서 농담 반 진담으로 말했다. 그는 “예림이에게 어렵게 사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라면서 “그리고 내가 30여년 동안 방송 하면서 감춰둔 비장의 무기가 있어. 열심히 하는 것...내 마지막 카드야. 열심히 할 거야”라고 농담을 곁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이경규, 이경규의 딸 이예림, 유재환이 시골 곳곳을 돌며 '어르신들'에게 물건을 싸게 팔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따뜻한 인간미가 있는 구성.
이경규는 빡빡한 야외 촬영에도 언제나 환하게 웃으며 동네 어른들과 소통하며 나눔의 정을 베풀고 있다. 농담처럼 그동안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여준 적 없는 성실함을 보여주겠다고 말했지만, 시청자들은 그가 40년 가까이 방송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과 성실한 태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경규는 MBC ‘무한도전’을 필두로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 봇물처럼 쏟아지던 시기, 성과는 좋지 못했지만 리얼리티 예능에 도전했다. 늘 새로운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번번이 폐지되더라도 또 다시 새로운 프로그램에 도전하며 1980년 이후 36년간 안방극장에 웃음과 감동을 안기고 있다. 재미를 위해 버럭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고, 툴툴거리며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지만 자신 역시 새까맣게 어린 후배들에게 늘 당하는 재미를 선사하며 어떻게 웃음을 만들어야 하는지 아는 예능인.
김구라가 올해 초 ‘무한도전’의 예능 총회에서 “잘 되지 않는 진행하지 마시고 패널로서 활약을 해달라”라고 농담처럼 한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기도 하다. 이경규는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게스트로 출연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데 웃기고 마음에 평온이 오는 ‘눕는 방송’을 보여줬고, 최근에는 예능의 금기 구성으로 통하는 ‘낚시 방송’하며 시청률 1위를 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해 이휘재의 쌍둥이 아들과 노느라 진땀을 빼기도 한 그였다. 고정 출연 중인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패널과 게스트 출연을 마다하지 않는 것. ‘예림이네 만물트럭’에서 말한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성실함을 보여주겠다”는 그의 불타는 각오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연일 그의 깜짝 행보에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예능 거물이라고 볼 수 있는 이경규를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만날 수 있고, 그때마다 예상 밖의 재미를 안기고 있기 때문. 물론 36년간 쌓아온 웃음 내공과 재치를 발휘하는 연륜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예능인으로서 언제나 팔딱팔딱 살아있는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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