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이 전세계 흥행 순항이지만 평은 양극단으로 갈리고 있다. 특히 스토리의 취약점은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이 작품의 부제를 '저스티스의 시작'이라고 지었는데, 이는 그가 이 작품을 '저스티스 리그'의 전초전으로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 그 만큼 이 영화에는 '저스티스 리그'에 대한 떡밥이 상당한데 이 때문에 스토리의 개연성이 약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뿌려진 떡밥은 배트맨의 다크사이드 꿈 같은 예지몽, 플래시맨·아쿠아맨 등 저스티스리그 멤버들인 메타 휴먼들, 악당 렉스 루터가 마지막에 읊조리는 '딩딩' 장면 등이다.
중간에 툭툭 등장하는 떡밥들은(마치 떡밥을 위해 스토리가 존재하는 듯한) 이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저 곳에서 저 장면이 왜 나와?'라는 것이 이 영화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반응이다. 물론 DC코믹스 팬들이라면 대부분 이해하는 것들이겠지만, 문제는 떡밥 자체가 아니라 그것들이 스토리흐름상 부자연스럽게 등장한다는 데 있다.
오히려 제작사 워너브라더스는 최근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삭제된 장면들을 유투브 등에 공개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영화에서 시원하게 설명해주지 않은 것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반응이다. 적어도 악당 렉스 루터(제시 아이젠버그)가 영화의 마지막, 왜 그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했는지 대충이라도 짐작할 수 있다. 영상 속 등장하는 것은 빌런 다크사이드고, 다크사이드는 차후 등장할 '저스티스 리그'에서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게 된다.
'떡밥'은 확실히 슈퍼히어로물을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이지만, '배트맨 대 슈퍼맨'은 다소 과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이 떡밥은 탄탄한 스토리 위에 존재해야 하는데, 배트맨과 슈퍼맨의 힘 빠지는 대결 위에 얹어진 떡밥은 수거할 재미가 크지 않다. 고뇌에 찬 다크한 DC히어로들이 조롱거리가 되는 것은 어딘지모르게 슬픈 일이기도 하다. / nyc@osen.co.kr
[사진] 워너브라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