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A씨는 최근 황당한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 자신이 여배우 B씨와 유럽에서 밀회를 나누고 있다는 찌라시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B씨와 지나가면서 몇 번 마주쳤을 뿐 제대로 대화도 나누지 못했다. A씨는 이 찌라시로 인해서 협의 중인 광고도 취소될 만큼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예계가 ‘찌라시’(증권가 정보지)로 인해서 홍역을 앓고 있다. 수많은 연예인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이로 인해 이미지에 피해를 본 연예인들도 많다.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찌라시들에 대해서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연예인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청 사이버 수사팀을 비롯해 일선 사이버 수사팀에서 이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물어봤다.
현재 찌라시로 인한 피해는 심각한 상태다. 이에 대해 경찰청에서도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전국 사이버 수사팀과 지능 범죄팀에 사회 저명인사와 연예인들과 관련된 찌라시와 관련해서 중점 단속을 지시했다.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 측은 “현재 SNS와 메신저를 통해서 사실 또는 허위사실이 무분별하게 전파되고 있다”며 “그런 첩보가 입수되면 최초 작성자를 추적해서 검거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상태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무분별하게 퍼지는 찌라시의 최초 유포자를 잡기 위한 수사는 어떻게 진행될까. 사이버 수사팀 관계자는 “메신저를 통해서 가장 빠르게 번진다”며 “찌라시를 받은 사람부터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수사가 이뤄진다. 최초 유포자가 검거된 경우 있다. 거슬러 올라가는 와중에 꼬리자르기도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찌라시를 유포자 수사의 어려움은 꼬리 자르기 뿐만이 아니다. 찌라시 유포가 개인의 명예와 관련된 범죄이기 때문에 피해 당사자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경찰도 대응하기 어렵다.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 측은 “찌라시 관련해서 찌라시에 등장하는 내용이 사실이고 명백히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할지라도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처벌 과정에서 신상이 밝혀지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도 많다”며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처벌이 어렵다. 찌라시의 내용이 사실인지 허위 사실인지 여부에 따라서 처벌 수위도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이 협조는 필수적이다”라고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누군가에게 받은 찌라시를 전달만 해도 처벌이 될까. 이에 대해 서초경찰서 사이버 수사팀 관계자는 “충분히 처벌 받을 수 있다”며 “찌라시가 사실이든 허위에 상관없이 공소가 제기 될 수 있고 기소유예나 벌금형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찌라시의 내용을 메신저를 통해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유포하고 있다는 고의가 입증되고 전달한 사실이 기록으로 남는다. 최초 유포자의 경우에는 구속 수사 대상이 돼서 징역형이나 그 이상의 형벌을 받을 수도 있다”라고 찌라시 전달을 가볍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경고했다.
찌라시는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이 걸려있는 문제다. 메신저의 전송 버튼을 누르기 전에 한 번쯤 자신의 행위가 범죄가 아닐지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pps2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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