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과 오달수가 온다. 미묘하게 다른 느낌의 두 사람이지만, 국내 박스오피스의 흥행을 견인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면을 공유한다. 특히 오늘(30일) 동시에 개봉하는 두 영화는 이병헌, 오달수의 색다른 시도가 담겨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입맛을 노려볼만 하다. 이병헌은 다섯 번째 할리우드 영화 '미스컨덕트'를 통해 알 파치노, 안소니 홉킨스 등 할리우드 '대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오달수는 '대배우'를 통해 상업 영화에서 최초로 단독 주연을 맡았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는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 국내에서 만큼은 할리우드 히어로 못지 않은 신뢰를 받고 있는 두 배우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앞서가고 있는 외화들을 잡을 수 있을 지 극장가의 이색 대결에 이목이 집중된다.
'미스컨덕트'(시모사와 신타로 감독)_ 할리우드 '병헌리'의 존재감
출연: 알 파치노, 안소니 홉킨스, 조쉬 더하멜, 이병헌
줄거리: 데닝(아소니 홉킨스 분) 회장이 군림하고 있는 재벌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의 제보자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이에 변호사 벤(조쉬 더하멜 분)은 이 회사의 비리를 캐내기 위해 맞서지만 생각지 못한 진실들 앞에 부딪히게 된다.
관전포인트: 한국 관객들에게는 '기승전이병헌'일 수밖에 없다. 이병헌은 이 영화에서 미스터리한 인물, '히트맨'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 영화 속에 등장해 긴장감을 조성한다. 영단어인 '히트맨(hitman)'은 암살자라는 의미. 그의 정체는 다소 모호하기 그려지지만 이병헌의 존재감 만큼은 독보적이다.
그 밖에 주목할 점: 그간 이병헌이 출연한 네 편의 영화는 모두 액션 장르였다. 이번에는 할리우드의 법정 스릴러에 출연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데, 특히 다른 작품보다 많아진 분량, 유창한 영어 대사를 주목할 만하다.
'대배우'(석민우 감독)_천만요정은 '대배우'가 맞지요
출연: 오달수, 윤제문, 이경영
줄거리: 아동극 '플란다스의 개' 파트라슈 역할 전문으로 20년간 연극계를 지키고 있는 성필(오달수 분)은 세계적 감독인 깐느박(이경영 분)의 작품에 신인 배우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디션을 준비한다. 하지만 연극에 익숙한 배우가 영화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성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관전포인트: 오달수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연극배우에서 영화배우로 전향한 그의 실제 이야기와 영화의 내용에 유사한 점이 있는 만큼 연기에서 뿜어 나오는 짙은 페이소스 느낄 수 있다. 특히 오달수는 그간 영화에서 '감초 역 전문'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그간 기대할 수 없었던 다양한 면들을 보게 된다.
그 밖에 주목할 점: 오달수 외에도 이경영, 윤제문 등 '열일'하는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경영은 박찬욱 감독을 떠올리게 하는 '깐느박', 윤제문은 설경구, 송강호, 최민식의 이름을 하나씩 합한 '설강식'이라는 국민 배우 역을 맡았다. 실제 인물들을 더올리게 하는 이들의 섬세한 생활연기가 일품이다. /eujenej@osen.co.kr
[사진] '미스컨덕트', '대배우' 포스터,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