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이기광을 2회만 보고 보내기엔 참 아쉽다.
'몬스터'의 이기광이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퇴장했다. 늘 살해 위협을 느끼면서 불안에 떠는, 실명된 시각 장애 캐릭터를 맡아 배우로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했다. 처절한 복수가 시작되기 전 2회 만에 퇴장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더 보고 싶은 연기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 2회에서는 이국철(이기광 분)이 변일재(정보석 분)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면서, 또 다른 위기에 처했다. 변일재는 이국철을 살해하기 위해 고주태를 돈으로 매수했고, 내연녀 황지수(김혜은 분)가 죽인 아내를 이국철이 죽이도록 사주했다고 누명의 씌웠다. 수감된 후 옥채령(이엘 분)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빠져 나왔지만, 다시 한 번 변일재를 만나 죽을 위기에 처한 이국철이었다.
이국철 캐릭터는 기대 이상으로 이기광과 잘 맞았다. 사실 그동안 이기광이 보여주던 모습은 무대 위에서의 비스트 멤버나 밝고 유쾌한 캐릭터가 주를 이뤘다. 이국철처럼 어둡고 냉랭한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없기에 초반에는 이기광이 잘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 이기광은 우려를 기대로 바꾸면서 너무 짧아서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자신의 몫을 해냈다.
이국철 캐릭터는 꽤 복잡하다. 물론 복수극에서는 자주 등장할 법한 캐릭터지만, 그 캐릭터를 얼마나 자신의 몫으로 연기해내느냐가 관건. 연기적인 부분에서 복잡하다. 이국철은 부모를 죽인 사람이 이모 정만옥(배종옥 분)이라고 믿으며 적개심을 품고, 늘 살해 위협을 느끼며 누구도 믿지 못하는 인물이다. 시각 장애를 안고 있는 인물이기에 연기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는데, 이기광에게 이국철은 딱 맞는 옷이었다.
웃음기를 쫙 뺀 이기광은 사나운 폭군으로 변신했다. 차가웠고, 또 텅 빈 듯한 눈빛에서는 이국철이 가진 내면의 아픔이 드러났다. 이기광이 연기를 이렇게 잘했나 싶을 정도로 이질감 없이 잘 어울렸다.
이기광이 너무나도 잘해냈기에 그의 하차가 아쉽다. 2회 방송 말미에서는 강기탁(강지환 분)으로 자란 이국철의 모습이 공개됐다. 변일재와의 사투에서 강으로 몸을 던지며 가까스로 살아난 이국철. 이제 이기광에서 성장한 강지환의 모습으로 변일재에 대한 복수를 이어가게 됐다.
물론 강지환의 연기 역시 나쁜 평가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할 일이지만, 분명 이기광의 열연이 2호 만에 끝나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seon@osen.co.kr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