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하균을 부르는 말이 있다. 서양에서 부르는 것처럼 ‘하균 신’이라고 하는데, 이때 영어로는 ‘God’의 의미인 신(神)을 붙인다. 연기의 신이라는 뜻이다. 스크린을 비롯해 브라운관까지 옮겨온 그의 연기력을 보고 있자면, 신의 재능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1998년 영화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한 신하균은 그동안 박찬욱 감독의 작품인 ‘공동경비구역 JSA’(2000)와 ‘복수는 나의 것’(2002) 그리고 ‘박쥐’(2009)를 비롯해 장진 감독의 ‘킬러들의 수다’(2001)와 ‘박수칠 때 떠나라’(2005), ‘우리 형’(2004), ‘웰컴 투 동막골’(2005), ‘더 게임’(2007), ‘순수의 시대’(2014)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스크린에서 강렬한 연기를 펼쳐왔다.
안방극장에서는 KBS 드라마 ‘브레인’(2011)을 통해 섹시한 신경외과 전문의를 연기하면서 본격적으로 여심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최정원과의 케미스트리(조합)도 대단했다. 이후 로맨틱 코미디 SBS ‘내 연애의 모든 것’의 이민정, MBC ‘미스터 백’의 장나라와 달달한 호흡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은 것은 물론, 그의 톱클래스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로맨스 드라마임을 여자 주인공을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설명하는 그였다.
최근에는 tvN ‘피리부는 사나이’에 출연 중이다. 이 작품은 국내 드라마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협상’을 소재로 한다. 생소해서 낯설지만 신하균을 통해 시청자들은 안정감을 느낀다. 즉 그의 연기력만으로도 몰입력을 높이는 힘이 있다는 것.
신하균은 극중 과거 천재적인 기업 협상가였던 성찬 역을 맡았다. 타고난 협상 능력을 발휘하는 성찬처럼 신하균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이끌고 설득하는데 타고났다. 현재 열연 중인 ‘피리부는 사나이’만 보더라도 그에게 주어진 단 한 컷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특히 지난 29일 방송분에서는 피리부는 사나이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광기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화면을 압도하는 비주얼과 연기였다. 심지어 중점적으로 다뤄지지 않는 여명하(조윤희 분)와의 러브라인도 바라게 할 만큼 멜로를 비롯해 액션, 스릴러 모든 장르가 다 가능한 배우라는 것은 말해 입 아프다. 이처럼 브라운관에서 펼쳐지는 신하균의 열연에 호평이 쏟아지는 건 당연해 보인다. ‘하균신’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 besodam@osen.co.kr
[사진] OSEN DB, '피리부는 사나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