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의 연기에는 무슨 말과 표정을 지을지 호기심을 갖고 쳐다보게 만드는 에너지가 있다. ‘아기야 가자’고 외치던 그 옛날부터 그의 맛깔 나는 연기로 웃음 짓곤 했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짙어지는 연기력 덕분에 tvN 예능 프로그램 ‘배우학교’에서 후배들에게 연기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지 않았나.
물론 예능적 요소가 섞여 가벼운 분위기 속에 진행되지만 하루하루 달라지는 후배들의 성장기를 통해 적잖은 감동을 안긴다. 장수원 이진호 유병재 등 후배들이 박신양 선생님의 복귀작 KBS 2TV 월화극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보고 어떤 소감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지난 28일 지상파 3사의 월화드라마가 동시 첫 방송된 가운데, ‘동네변호사 조들호’(극본 이향희, 연출 이정섭 이은진·이하 조들호)가 전국 시청률 2위에 안착했다. 1위는 SBS ‘대박’ 3위는 MBC ‘몬스터’다.
‘조들호’는 모두의 인정을 받던 능력 있는 검사 조들호가 검찰 내부의 비리를 밝힌 뒤 쫓겨나, 정의로운 변호사로 살아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박신양은 마치 억울하고 천연덕스러운 조들호 캐릭터에 빙의된 듯한 메소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29일 방송된 ‘조들호’ 2회에서는 조들호가 변호사로서 법정에 돌아와 변호사 이은조(강소라 분)와 살인 사건의 공동 변호를 맡게 된 모습이 그려졌다.
조들호의 등장부터 화려했다. 지각을 했음에도 오히려 당당하게 들어서며 방청인들은 물론 판검사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호기롭게 나섰으나 조 변호사에게는 그 어떤 증거도 없는 승률이 낮은 상태였다. 하지만 순발력, 뛰어난 언변, 빠른 두뇌회전으로 상황을 주도하며 기세를 압도해나갔다.
예능과 드라마, 영화를 부지런히 넘나들며 마음 속 깊은 곳에 품고 있는 연기 열정을 쏟아내는 남자 박신양. 어느새 선배의 자리에 올라섰음에도 괜스레 잘난 체를 하거나 폼 잡기를 하지 않는다. 이는 ‘배우학교’에서 단호하지만 정감 있게 후배들을 대하는 태도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젠 그에게 ‘연기의 신’이라는 수식어도 거추장스럽다./ purplish@osen.co.kr
[사진] ‘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