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월화드라마 ‘몬스터’가 예상대로 휘몰아치는 자극적인 전개를 보이고 있다. 극악무도한 악역이 활개치고, 그 속에서 복수를 계획하는 남자. 참 흔해 빠진 이야기인데 통쾌한 결말을 기대하며 인내심을 발휘하게 된다. ‘몬스터’라는 허점 많은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심리다.
‘몬스터’가 단 2회밖에 방송되지 않았는데 주인공 강기탄(강지환 분, 아역 이기광 분)이 죽을 뻔 한 위기가 무려 4번이나 발생했다. 어린 기탄은 욕심 많은 이모부 변일재(정보석 분) 때문에 늘 낭떠러지에 있는 상태. 일재가 꾸민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후 가까스로 살아났고, 악성 바이러스로 인해 죽을 뻔 했으며,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갔다가 일재 수하로 인해 목숨을 잃을 뻔 했다. 그리고 2회 말미에는 일재를 피하려다가 한강에 투신했고, 또 다시 극적으로 살아났다.
기탄의 고난은 일재의 파렴치한 행동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탄이 앞으로 처절한 복수를 펼치는 원동력을 깔아놓은 장치였다. 불륜을 덮고자 친척을 살해하는 일로 시작한 일재의 악행은 점점 더 뻔뻔하고 악랄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 여기에 ‘악역 어벤져스’라고 불리는 이들이 기탄을 괴롭힐 준비가 돼 있다. 돈의 권력을 움켜쥔 도충(박영규 분)과 그의 아들 도광우(진태현 분), 그리고 정치 권력의 상징인 황재만(이덕화 분)이 ‘몬스터’에서 날뛰고 있다.
이들이 남은 48회 동안 저지를 수많은 흉측한 계략들은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중. 물론 이 같은 이야기에 있어서 개연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드라마를 볼 때 현실성을 따지는 일도 어떻게 보면 무의미할 수 있지만 ‘몬스터’는 곳곳에 드러나는 허점들이 헛웃음을 유발한다. 굳이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기탄이 ‘악역 어벤져스’들에게 고통을 당하는 이야기 하나하나는 보통의 평범한 시청자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합리적인 사고 속에서는 있을 수 없는 비현실적인 일들이 가득하다. 이 같은 큰 구멍을 채우는 일은 극성이 센 이야기가 안기는 재미, 명확한 선악구도에서 펼쳐지는 자극적인 흥미일 터.
더욱이 기탄이 성장하면서 복수의 기회를 잡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3회부터 이 드라마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안방극장이 기대하는 정의 구현, 그리고 악인들의 처절한 몰락이라는 이 한 장면을 보기 위한 50회라는 자극적인 롤러코스터를 탑승하는 것. 이미 기탄의 성인을 연기하는 강지환이 2회 말미에 등장하면서부터 시청자들은 짜릿한 복수를 기대하기 시작했다. 물론 무려 48회가 남았고, 남은 5개월여 동안 얼마나 더 답답하고 짜증나는 일들이 벌어질지 충분히 예상되지만 말이다. / jmpyo@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