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독보적 색깔, 장르가 레드벨벳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3.30 10: 13

 팀을 대표할 수 있는 확실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마니아를 모으고 팬덤을 강하게 구축하는 데 유리하지만, 다양한 음악적 장르를 아우를 수 있겠느냐는 점에서 제한적이다. 그런데 이 경계를 오가는 묘한 걸그룹이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막내 레드벨벳이 주인공.
‘레드’와 ‘벨벳’으로 애초부터 두 가지 칼라를 내세워 데뷔한 팀이다. 자신들만의 확실한 콘셉트를 가지고 가면서 다양한 음악을 소화해내겠다는 포부. 경쾌한 댄스부터 묵직한 발라드까지 선보이는데, 이 같은 장르들을 ‘레드벨벳화’ 시킨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장르가 레드벨벳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전략은 레드벨벳의 활동 패턴을 살펴보면 금방 눈에 띈다. 경쾌한 댄스곡으로 ‘레드’의 느낌을 보여준 뒤에는 차분하고 템포가 느린 곡으로 ‘벨벳’의 느낌을 만들어오고 있다.

이런 식이다. 데뷔곡 ‘행복 (Happiness)’에서는 삐삐머리를 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뒤 ‘비 내추럴(Be Natural)’ 활동에서는 정장을 쫙 빼입고 의자에 앉아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이후 ‘아이스크림 케이크(Ice Cream Cake)’와 ‘덤덤(Dumb Dumb)으로 다시 칼라풀한 매력을 자랑하고는 ‘세 가지 소원’과 ‘7월 7일’로 얌전해지는 패턴.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멤버들의 매력이 진해지고 풍성하게 살아났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장르를 레드벨벳화 시킨다는 점이 흥미롭다. 댄스곡으로도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표현적인 면에서 제한적인 발라드마저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점이 기특하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하면서 노래와 함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장면들은 그간 음악방송 무대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자신들만의 길을 가면 대중성을 놓치기 십상인데, 레드벨벳은 인기까지 잡았다. 아직 데뷔 3년차 걸그룹임에도 강력한 팬덤을 자랑한다. 이는 앨범 판매량과 실시간 인기투표 등으로 나타나고, 각종 음악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증명된다.
지난 17일 발매된 레드벨벳의 두 번째 미니앨범 ‘The Velvet’은 가온차트 앨범 부문에서 3월 넷째 주(3월 13일~19일) 주간 1위에 등극했다. 또한 한터차트, 신나라레코드 등 각종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에서도 주간 1위를 차지했다.
음악방송 1위를 휩쓸기도 했다. 지난 22일 케이블채널 SBS MTV '더쇼'와 23일 방송된 MBC 에브리원 ‘쇼 챔피언’, Mnet ‘엠카운트다운’에 이어 KBS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까지 5관왕을 차지하며 한 주를 ‘레드벨벳 위크’로 만들어낸 바다.
다양한 장르를 녹여낼 수 있는 소화력을 가졌다는 점, 이를 통해 자신들의 색깔을 진하게 칠하고 있다는 점에서 꽤나 미래가 밝다./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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