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에서 주인공 이국철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비스트 멤버 이기광이 성인 역을 맡은 배우 강지환에게 배턴을 넘긴다.
사실 예상치 못한 이기광의 연기력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과 반가움을 표현했다. 주어진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 시청자들의 탄성을 불러 모은 것인데 출중한 연기를 갖춘 강지환에게 한층 깊은 힘을 실어주게 됐다. 월화극 시청률 3위를 기록했지만 아직 실망하긴 이른 이유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월화극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 2회에서 이모부 변일재(정보석 분)의 음모로 이모 정만옥(배종옥 분)을 살인했다는 누명을 쓴 이국철(이기광 분)의 사연이 눈물겹게 담겼다.
일재는 자신의 아내를 내연녀 황지수(김혜은 분)가 죽였다면서 그의 아버지(이덕화 분)에게 대통령이 되라고 주문했다. 자신의 잘못을 주변에 넘김으로써 불륜 관계를 인정받고, 국회의원 재만의 힘을 얻기 위한 파렴치한 행보였다.
살인 누명에 이모부의 사주를 받아 죽음의 위기에 놓인 국철은 극적으로 쓰레기장에서 눈을 떴다. 시간은 2010년으로 흘렀고 어느덧 고등학생인 국철(강지환 분)이 성인이 됐다. 3회부터 강지환이 국철이 강기탁으로 신분을 바꾸고 복수를 시작하는 과정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몬스터’가 초반 거둔 수확은 이국철 역의 이기광. 자신의 곁에 아무도 남지 않은 외롭고 쓸쓸한 국철의 상황을 고통과 슬픔을 안으로 삭이고, 표출하는 연기로 심금을 울렸다.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갇히게 되면서 그의 복수심은 불타올랐다.
그는 아이돌 가수 멤버로서 활동하면서 2009년부터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틱’을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연기력을 차곡차곡 쌓아올리며 이 자리까지 올라온 것. 이기광은 극중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됐고, 사고로 시력을 잃은 어린 국철의 내면 연기를 힘 있게 표출해 호응을 얻어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대사 전달, 발성, 표정 등 절제와 발산이 필요한 부분에서 연기 폭을 넓힌 것이다.
배턴을 넘겨받은 강지환의 연기는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잘생긴 외모를 버리고 노숙자로 변신을 감행한 것만 봐도 얼마나 캐릭터에 몰입했는지 알 수 있다. 강지환이 펼쳐나갈, 인생 2막을 맞은 이국철의 복수가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