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비매너 논란 ‘꽃청춘’에 권고 조치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3.30 16: 27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가 20대 청춘들의 해외 여행중 비매너 논란이 불거진 tvN 예능 ‘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에 권고 조치를 의결했다.
방송심위에 관한 규정 전문을 살펴보면, ‘꽃청춘’이 27조에 해당하는 품위유지를 지키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이다. 방송은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을 해서는 안 되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규정은 설명한다.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19층 대회의실에서 제12차 방송심의소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주요 안건으로 ‘꽃보다 청춘-아프리카’(이하 꽃청춘) 편을 포함한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이 올라왔다.

심의위원들은 이날 의견 진술을 위해 참석한 나영석 PD에게 “tvN 측의 입장을 밝혀달라”고 말을 건넸고, 이에 나 PD는 “시청자들로부터 세 가지 지적을 받았다. 하나는 청춘들이 호텔 가운을 입고 식당에 간 것, 수영장에서 속옷이나 바지를 벗고 흔든 것, 독고다이라는 자막을 쓴 것”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희 프로그램은 청춘들의 해외 배낭 여행기를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다. 청춘들의 치기어린 모습을 리얼하게 담고 싶었고, 흥에 겨운 그들의 행동을 (제가)제재하지 못했다. 제작진의 전적인 실수였다”고 의견을 진술했다. 그러면서 “독고다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100% 제작진의 실수다. 일상에서 독고다이라는 말이 종종 사용돼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단어인지 몰랐다.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이어나갔다.
지난 11일 방송된 ‘꽃청춘’ 4회는 아프리카의 로망인 에토샤 국립공원에 도착한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 박보검의 모습이 담겼다. 캠핑장에서 우연히 수영장을 발견한 이들은 수영을 하다 속옷을 벗어 머리 위로 흔드는 장난을 쳤고, 호텔 객실에서 입어야 할 가운을 입고 식당에 출입해 시청자들로부터 주의해줄 것을 요구받았다. 이외에도 제작진이 일본 제국주의 시대 용어인 ‘독고다이’라는 자막을 사용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지난 23일 열린 임시회의에선 ‘꽃청춘’ 측이 심의 상정 검토를 받은 바 있다. 당시 5명의 심의위원들 중 4명은 의견 진술을, 1명은 문제 없음을 주장해 ‘꽃청춘’ 제작진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으로 입을 모아 재차 임시 회의가 진행됐다.
이어 나 PD는 “젊은이들의 치기어린 모습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것이 저희 프로그램의 취지이기 때문에 그대로 담은 것이었다. 어찌 보면 저희 제작진의 과욕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방송의 보편적인 기준을 생각하지 못하고 걸러내지 못해 죄송하다”며 앞으로 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묵 부위원장은 “(조치를 내리기까지)오랜 시간 고민을 많이 했다”며 “제가 젊은이들의 치기어린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이이긴 하지만, 수영장에서 속옷을 들고 흔든 것까진 이해를 하겠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얼굴에다가 던진 것은 문제였다”고 권고 조치를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꽃청춘’과 함께 이날 열린 임시 회의에서는 MBC 아침 일일드라마 ‘내일도 승리’, MBN ‘뉴스와이드’ 등이 의견진술 안건으로 채택됐다. ‘내일도 승리’는 주의 조치를, ‘뉴스와이드’도 주의 조치를 각각 처분 받았다./ purplish@osen.co.kr
[사진]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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