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여전히 그를 추억한다. 2016년 4월 1일, 장국영이 떠난 지 13년째 되는 날이다. ‘장난이야’라는 말이면 모든 것이 용인되는 만우절. 하지만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그의 죽음을 또 다시 현실로 받아들여야하는 날이다. 아름다웠던 시절은 필름으로만 남아있다. 이에 그를 그리워하며 명작으로 꼽히는 다섯 작을 선정해봤다.
#1. 홍콩 느와르의 레전드, ‘영웅본색’(1986)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도 소개됐던 ‘영웅본색’은 장국영을 설명하는 데 있어 가장 먼저 언급돼야 할 작품이다. 홍콩 느와르 영화의 전설 같은 존재이기 때문. 홍콩의 암흑가를 배경으로 남자들의 의리를 그렸다. 장국영은 적룡, 주윤발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80년대 후반 세 남자의 모습은 뭇 남성들의 워너비 그 자체였다.
#2. 장국영♥왕조현, ‘천녀유혼’(1987)
그런가하면 장국영과 왕조현의 멜로 ‘천녀유혼’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시절 여성들의 마음을 훔쳤던 장국영과 그 시절 남성들의 첫사랑이었던 왕조현이 만났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다시 보게 하는 작품인 것. 인간과 귀신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뤘고,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조합)는 지금 봐도 훌륭하다.
#3. 사연 있는 나쁜 남자, ‘아비정전’(1990)
바람기 많은 남자를 좋아하는 여성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장국영이라면? 나쁜 남자라는 걸 알면서도 빠질 수밖에 없는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도 같다. 장국영은 ‘아비정전’을 통해 ‘발 없는 새’ 같은 바람둥이로 변신했다. 사연도 있다. 자신을 버린 생모에 대한 복수심에 마음을 한 곳에 정착할 수 없었던 것. 특히 이 영화는 장국영이 맘보춤을 추는 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4. 비주얼 쇼크, ‘패왕별희’(1993)
하얀 분칠을 한 장국영의 모습은 비주얼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장국영은 ‘패왕별희’를 통해 파격적인 분장을 선보이고, 여성 배우 역할로 경극을 진행했다. 우아한 손길과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비주얼까지 장국영의 팬이라면 반드시 소장을 부르는 작품이라 하겠다. 그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담은 영화를 보며 그를 추억한다.
#5. ‘성월동화’(1999)
장국영이 남긴 마지막 멜로라는 점만으로도 이 영화가 가진 의미는 대단하다. 특히 죽은 연인과 똑같이 생긴 연인이 등장해 그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마치 장국영을 그리워하는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해 그를 추억할 때면 늘 언급되는 작품이다. 31일 무삭제 감독판으로 전 세계에서 최초로 상영돼 더욱 특별하게 극장에서 그를 추억할 수 있게 됐다. / besodam@osen.co.kr
[사진] 각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