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의 조짐이 보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는 복수를 위해 나타났지만 윤마리(유인영 분) 곁에서만 머무는 차지원(이진욱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타 아쉬움을 자아냈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한 남자의 복수극을 다룬 작품으로 첫 방송부터 빠른 전개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바 있다. 차지원이 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됐는지, 민선재(김강우 분)의 욕망은 차지원을 어떻게 파멸로 이끌게 됐는지 빠르게 전개되며 극의 흥미를 높였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만큼은 '굿미블'의 전개가 고구마를 예고하듯 조금은 느려진 모습이었다. 민선재와 윤마리 앞에 당당하게 나타난 차지원의 모습은 앞으로의 사이다를 기대케 했지만 쉽사리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차지원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애를 태웠을 정도.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차지원은 민용재(이대연 분)가 자신의 존재를 민선재에게 말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민용재를 만났고 민선재가 자신을 찾으러 나설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 궁금증을 자아냈다.
심지어 극 말미에는 민선재에게 자신의 속내를 숨겼다. 자신을 죽이려 했던 민선재를 만난 차지원은 "내가 마지막으로 봤던 사람. 화약 냄새 나는 사람"이라며 민선재를 속였다.
물론, 차지원에게는 계산된 꿍꿍이가 있을 것. 아버지를 잃고 사랑하는 여인까지 빼앗은 민선재에 대한 차지원의 분노는 앞으로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그러나 모든 걸 다 제쳐두고 윤마리 옆에서 맴도는 차지원의 모습은 고구마를 삼킨 듯한 답답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윤마리를, 심지어 자신을 죽이려 한 나쁜 인간인 민선재에게서 떼어놓기 위한 생각이 있었을 수 있으나 차지원은 윤마리 앞에 계속 나타나며 안타까운 모습만을 계속 보였을 뿐이었다.
'굿미블'의 가장 큰 재미는 이진욱과 문채원의 케미는 물론이거니와 이진욱의 통쾌한 복수극에 대한 기대감이다. 말 그대로 '나쁜' 김강우를 향해 이진욱의 통쾌한 복수가 펼쳐져야만 '굿미블'을 시청하는 안방극장을 만족시킬 수 있다. 이날 방송만큼은 고구마의 냄새가 느껴지긴 했지만, 앞으로는 사이다가 되어야 할 이유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굿미블'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