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도, 필터, 조커 이들 모두 음악계에서는 유명한 프로듀서들이지만 예능계에서는 낯선 인물들. 하지만 이들이 유재석의 손에서 다시 태어났다. 유재석이 프로듀서들의 매력을 끌어내고 깨알 같은 케미를 만들어 유쾌하고 재미있는 프로듀서들로 주목받고 있는 것.
라도, 필터, 조커는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에서 슈가맨들의 노래를 편곡해 2016년 버전의 역주행송으로 탄생시키고 있다.
이들은 슈가맨 또는 쇼맨에 따라 번갈아 출연하고 있는데 초반만 하더라도 이들은 그저 시청자들에게 슈가맨들의 노래를 편곡하는 프로듀서로만 비쳐졌다. 혹은 프로듀서로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일반인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인물들이었다.
이들이 프로듀서인 만큼 방송활동을 크게 하지 않아 어색해하거나 낯설어하는 모습이 있었고 시청자들도 이들을 많이 접하지 못해 많은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 하지만 유재석은 이들을 편곡만 하는 프로듀서로 두지 않았다. 프로듀서들에게서 매력을 찾아내 ‘슈가맨’의 재미있는 포인트로 만들어낸다.
역시 ‘국민 MC’ 유재석의 힘이었다. 처음 보는 프로듀서와의 만남에서도 탁월하게 장점을 끄집어내고 회를 거듭할수록 이들과 케미를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유재석을 통해 프로듀서들은 매력적인 인물로 주목받을 수 있었다.
유재석이 역주행송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프로듀서들과 주거니 받거니 얘기하며 재미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기가 막히다. 보통 유재석은 프로듀서들과 티격태격 하는 케미로 웃음을 선사한다. 프로듀서들이 나오면 ‘나의 음악 노예, 뮤직 슬레이브’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이들을 구박하면서도 편곡한 역주행송을 띄워주고 프로듀서들의 강점을 짚어주는 등 강약을 조절하며 프로듀서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맛이 있다.
지난 29일 방송에서는 유재석은 유희열팀 프로듀서 로코베리가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 중 윤미래가 부린 ‘Always’를 만들었다며 노래를 선보이자 이에 질 수 없다며 조커에게 피아노라도 쳐보라고 했다. 조커가 ‘What a wonderful world’를 선보이자 “호텔 커피숍이 아니니까 지금”라고 한 마디 해 축 쳐진 분위기를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또한 거미가 러브홀릭의 편곡한 노래를 듣고 어렵다고 했고 조커가 네오 멀티 소울이라는 장르라고 표현, 유희열이 비웃자 유재석은 “멀티탭을 생각하면 된다”고 능청스럽게 설명했고 이에 조커는 “정말 영특한 대답이다”고 받아치는 등 둘의 케미가 맛깔났다.
‘슈가맨’의 윤현준 CP는 “조커가 음악을 잘하는 것은 물론 낙천적이고 예의도 바르고 유쾌하고 재미있는 프로듀서다. 조커 자체가 웃기고 처음엔 과한 듯한 면이 있었는데 유재석과 합이 잘 맞아서 재미있더라. 그것도 유재석의 힘인 듯하다. 주눅 들지 않게 마음껏 놀게 해주더라”라며 “라도와 필터가 나왔을 때도 그렇고 유재석과 함께 하는 프로듀서들이 모두 매력적인 인물이 된다”고 전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제공, JTBC ‘슈가맨’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