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폭격기' 송중기를 한 방에 K.O 시킨 여자가 있다. 다름 아닌 송혜교다. 분명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유치하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러운 두 사람의 농담 배틀은 현재 진행형이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현재 30%가 넘는 시청률을 달성하며 신드롬급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최선을 다해 일과 사랑을 하고 있는 특전사 대위 유시진과 의사 강모연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티격태격하며 호감을 쌓아왔다. 마치 핑퐁 게임을 하듯 농담을 하면 다시 그걸 받아치는 유시진과 강모연에 시청자들은 설렘 그 이상의 감정을 느꼈고, 이는 곧 '태양의 후예'의 재미 포인트가 됐다. 유시진은 위트 넘치는 성격답게 재난이 위기의 상황에서도 농담을 빈번하게 하곤 했는데, 이는 힘든 이들에게 묘한 위안이 되곤 했다. 유시진만의 남다른 위로법이었다.
하지만 이런 유시진에 당황해하는 건 늘 강모연의 몫이었다. 이에 강모연이 한번쯤을 유시진을 일명 '말빨'로 이겨보길 바라는 마음이 생길 정도. 그런데 지난 30일 방송된 11회에서 이 바람이 어느 정도 달성이 됐다. 유시진이 강모연의 농담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
강모연은 혈액형이 뭐냐고 묻는 유시진에게 "당신의 이상형?"이라는 말장난을 하기 시작했다. 유시진은 활짝 웃으며 더 해보라고 청했고, 강모연은 기다렸다는 듯 "미인형", "인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손으로 꽃받침을 하거나 눈을 연신 깜빡거리며 귀여운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분명 유치한 대사이고, 이 유치한 정도는 송중기의 표정만 봐도 판단이 가능한데 이걸 또 기가 막히게 살리는 송혜교가 있어 이 장면은 더욱 빛이 날 수 있었다. 그런 후 강모연은 "나 힘들 때 대위님이 해주던 거, 대위님이 해도 되는 거, 굳이 내가"라며 유시진이 하던 말을 응용해 자신의 진심을 표현했는데 이 때 송혜교는 다시 깊이가 느껴지는 목소리와 표정으로 강모연이라는 캐릭터에 무게감을 실어줬다.
과하지도 덜하지 않은, 절제된 송혜교의 연기력은 이렇게 생각지도 못하는 순간 그 진가를 발휘하곤 한다. 시청자들이 강모연을 향한 유시진의 애정 공세에 더 감정 이입해 설렘을 느낄 수 있는 건 미세한 감정까지 표현할 줄 아는 송혜교 덕분이기도 하다.
"당신이란 감옥의 종신형"이라는 극강의 '오글주의보'를 내린 강모연과 '농담 폭격기' 유시진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활짝 웃으며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arkjy@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