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태양의 후예’, 멜로가 전부? 명예로운 군인 송중기란 환상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3.31 17: 00

‘태양의 후예’는 강렬한 멜로와 따뜻한 인간미 속에 명예로운 군인으로 대변되는 든든한 사회 안전망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측면이 있다. 이 휴먼 멜로 드라마는 극한의 로맨스로 설렘을 유발하고 격한 인류애로 감동을 선사하면서 시청자들이 바라는 진짜 국가에 대한 환상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무거운 이야기를 하나하나 펼쳐놓고 있다. 지진 구호 속 피어나는 인류애를 다뤘다면, 이제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갱단에게 납치된 강모연(송혜교 분)을 구하기 위해 군복을 벗고 목숨을 내던지는 유시진(송중기 분)의 절체절명의 위기가 벌어지고 있다.
잠시 달달한 멜로를 접고 이 드라마가 쏟아내는 이야기는 마냥 가볍지 않다. 조국의 명예를 위해, 자국민 보호를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군인 시진. 시진은 여러 나라의 이해 관계 충돌 속 자국민의 안전은 내팽개치는 국가는 국가가 아니라며 군복을 잠시 벗고 모연을 지키겠다고 총을 들었다. 언제나 군인으로서 명예로운 일을 선택하고,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하면서도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시진의 행보는 든든하고 감동적이다.

씁쓸하게도 국가의 존재를 보호보다는 폭력으로 여기기 쉬운 우리 사회에서 시진이라는 사회 안전망을 지키기 위해 그 어떤 걸림돌도 신경쓰지 않고 정의로운 신념을 지키는 군인은 그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진짜 영웅인 셈이다. 이 드라마가 마냥 가벼운 멜로만 건드리는 게 아니라 인류애를 다루면서 만든 멋있는 군인 시진은 그렇게 시청자들의 헛헛한 마음을 채워주는 환상이 되고 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고, 실제로 현실에서는 국가 권력에 대한 절망이 큰 사회에서 ‘태양의 후예’는 위안을 안기고 있다.
시진이 멋들어진 군인인 것은 잘생긴 외모에다가 사랑에 솔직한 남자이기 때문이지만, 그가 뚜벅뚜벅 걷는 명예로운 군인의 모습이 시청자들이 바라는 진정한 영웅의 모습인 동시에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상으로 받은 상처를 어느 정도 치유해주는 면이 있기 때문일 터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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