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이 ‘당근과 채찍’의 바람직한 사용법을 몸소 증명했다. 칭찬과 다그침 중 어느 하나에도 치우치지 않고 선생님으로서 객관성을 유지하는 그의 모습에 절로 박수가 향했다.
지난 31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배우학교’ 9회에서는 관찰 연기를 통해 배우로의 길에 한 발자국 다가가는 학생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학생들은 선생님 박신양의 지시에 따라 산양 마을로 내려가 마을 주민들을 관찰했다. 그들의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를 눈여겨본 뒤 발표 시간을 통해 이를 재현하는 것이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관찰을 마친 채 마을회관으로 돌아온 학생들과 조우한 박신양은 주민들이 차려준 진수성찬을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순간만큼은 학생들과 선생님이 아닌 연예인 동료들의 모임인 듯 편안하고 화기애애한 시간이 계속 됐다. 심지어 박신양은 학생들과 함께 노래에 맞춰 코믹 댄스를 선보이는 파격적인 모습으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박신양은 오늘 관찰한 내용을 설명하는 박두신의 말에 “두식이는 변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냐. 자신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자신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말하는 내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 박두식의 태도를 짚어낸 것.
그 뒤로 멘붕에 빠진 박두식은 박원종의 조언으로 발표 준비에 만전을 기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여전히 표현하고 설명하고 나타내고 싶은 것을 연기로도, 말로도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 이에 싸늘하게 표정을 굳힌 박신양은 “정확하게 해라. (이런 연기를) 용납해주는 사람은 없다”라며 촌철살인의 평가를 내렸다.
박원종의 도움에도 자신을 내려놓지 못한 박두식은 결국 서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박원종이 말했던 박두식의 ‘여과장치’가 벗겨지고 진짜 박두식이 나와 “도와달라”며 진심을 꺼냈다. 마침내 박신양 역시 굳혔던 표정을 풀고 박원종에게 다시 박두식을 도와주도록 한 다음, 이런 저런 조언을 건네며 연기의 완성도를 높였다.
가르칠 때는 엄하게, 즐길 때는 즐겁게. ‘배우학교’를 통해 선생님으로 변신한 박신양은 이를 토대로 학생들을 대하고 가르치고 있다. 둘 중 어느 하나에라도 기울었더라면 프로그램 역시 예능도 다큐도,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로 전락했을 터. 박신양이 나서서 무게 중심을 잡아준 덕에 프로그램은 물론, 모든 걸 내려놓은 채 학생으로 돌아온 멤버들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배우학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