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대표 아이돌로서 소녀 팬들의 우상으로 자리매김했던 그룹 젝스키스가 올해 컴백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00년 5월 돌연 해체한 이후 16년 만의 놀라운 행보다. 오랜 겨울잠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켠 것이다.
1997년 데뷔한 젝스키스는 가요계의 반짝이는 여섯 수정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으며 가요계를 장악했다. 대표곡으로는 데뷔곡 ‘학원 별곡’을 포함해 ‘폼생폼사’ ‘연정’ ‘기사도’ ‘탈출’ ‘커플’ 등이 있는데 어른이 돼 돌아올 그들의 컴백곡이 어떤 장르의 노래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높다.
하지만 젝스키스가 가요 프로그램이 아닌 MBC 예능 ‘무한도전’을 컴백 무대로 꼽았는지 그 이유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현재까지 그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콘셉트로 무대를 꾸밀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고 있고 확인조차 되지 않는 이유 때문일 터다.
젝키의 ‘무한도전’ 컴백은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들과 다른 행보를 걷기 위함으로 보인다. 평범하게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컴백을 했다면, 하나의 이벤트로서만 반짝 화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소위 말해 ‘묻히지 않기’ 위해선 인기 프로그램을 이용하려했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듯, 전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무한도전’을 통해 컴백을 한다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관심세례를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다. 화제성은 이미 예약해놓았다는 말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몇 가지 정보만으로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룹 해체 후 은지원과 장수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의 멤버들은 개인적인 이유에서든,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든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무한도전’에 출연을 한다면 그들의 굴곡진 사연을 프로그램만의 시선으로 위트 있게 풀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젝스키스의 여섯 멤버와 ‘무한도전’의 다섯 멤버가 어떤 케미스트리를 빚어낼지 기대가 높다.
또 다른 이유는 지난해 1월 방송된 토토가에 출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토토가는 1990년대 후반의 문화 코드에 대한 향수가 깊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단비가 돼줬다.
토토가는 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10팀의 무대로 꾸민 ‘무한도전’의 특집 중 하나였는데 매주 새로운 장르를 보여왔음에도 파급력은 남달랐다. 단순히 높은 시청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복고 열풍은 물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사회현상을 만들어냈다.
당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SES, 쿨, 소찬휘, 엄정화, 이정현 등 인기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그러나 젝스키스는 한 무대에 서지 못했다. 장수원이 한 방송에 출연해 토토가에 나가고 싶었으나 고지용이 방송에 대한 생각이 없어 쉽지 않다고 전했었다. ‘무한도전’을 통해 그 바람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여러 가지 실험과 무모한 도전을 벌여온 ‘무한도전’이 젝스키스의 컴백무대를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하다./purplish@osen.co.kr
[사진]젝스키스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