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짠한’ 세 남자가 있다. 배우 윤상현과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 광희, 개그맨 윤정수가 그 주인공이다. 보고 있으면 짠한 마음부터 드는 남자들이다.
◆ ‘짠함’ 1호 윤상현
윤상현은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에서 남정기 캐릭터를 통해 ‘짠함’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극 중 소심함의 끝판왕 남정기 역을 맡았는데, 갑(甲) 앞에서 말 한 마디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굽실거리는 ‘을(乙)’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하며 남정기의 ‘짠함’ 지수를 높여주고 있다.
남정기의 ‘짠함’은 고구마 같이 답답한 소심한 성격으로 더욱 부각되는데 굴욕적인 상황에서 한 마디 못하고 머릿속으로만 답답함을 풀어주는 상황을 상상만 하고 성질 더럽고 깐깐한 옥다정(이요원 분) 앞에서는 특히 더욱 그렇다.
옥다정과의 납품계약에서 실패한 후 퇴사 위기에 놓인 남정기는 옥다정이 남자를 밝힌다는 소문을 듣고는 옥다정이 머물고 있는 호텔로 찾아가 옷을 벗다가 쫓겨나 문 앞에서 열어 달라고 사정하는 모습은 너무 ‘짠’했다.
또한 옥다정이 러블리 코스메틱의 본부장으로 온 후 겁에 질려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자신을 찾으러 온 옥다정에게 들키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뿐만 아니라 동생이 실수해 긁은 옥다정의 차 수리비를 갚으려고 옥다정이 하는 말에 무조건 찬성하는 것도 굴욕적이었다. 남정기가 짠하고 안타깝긴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모습은 계속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짠함’을 자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 ‘짠함’ 2호 광희
윤상현은 드라마에서 짠하지만 실제로 짠한 인물은 광희와 윤정수다. 광희는 MBC ‘무한도전’의 식스맨으로 화려하게 합류했지만 최근 고전하고 있는 상황. 그러던 중 지난 26일 방송에서 광희의 ‘짠함’이 터졌다.
‘웨딩 싱어즈’ 특집에서 광희는 절친인 정용화, 이준, 윤두준과 함께 축가에 대해 얘기하던 중 이준이 광희에게 한 마디 했다. 축가 무대에서 광희가 메인이 돼야 한다고 한 것. 이에 광희는 “내가 너희를 밀어주겠다. 너희 이번에 당겨주겠다”고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네가 웃겼으면 좋겠다”였다. 요즘 ‘무한도전’에서 크게 활약하지 못하고 있는 광희를 안타깝게 여긴 반응이었다.
광희는 계속해서 제작진의 눈치를 봤고 그러던 중 광희의 친구들은 이소라의 ‘청혼’을 강력하게 밀었고 광희는 마음을 결정하지 못했다. 이에 PD가 함께 노래하면서 마무리 하자고 하자 “그럴까요?”라고 바로 수긍,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등 최근 ‘무한도전’에서의 모습이 짠하다.
◆ ‘짠함’ 3호 윤정수
또 한 명의 짠한 남자는 윤정수다. JTBC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을 통해 ‘파산의 아이콘’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윤정수는 방송에서 과거의 아픈 상처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툭툭 내뱉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윤정수는 ‘님과 함께2’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으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지만 그가 방송에서 ‘셀프 디스’하는 건 짠하다. ‘가모장’ 김숙 앞에서 기도 제대로 못 피고 “도장 한 번 잘못 찍어서 그렇다”, “550원도 없다”라고 말하고 김숙의 돈다발 선물에 크게 흥분, 보기만 해도 짠한 남자다.
tvN ‘SNL 코리아7’에서는 ‘짠함’의 절정을 찍었다. 보증 때문에 빚더미에 오른 자신의 상황을 개그 소재로 활용했다. 셀프 디스하며 힘든 상황을 돌파하는 윤정수. 참 짠한 남자다. /kangsj@osen.co.kr
[사진] 삼화네트웍스, 드라마하우스, MBC, MBC ‘무한도전’ 화면 캡처,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