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기억' 이성민, 이름 앞 '갓'의 무게를 견뎌라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4.01 17: 30

흔히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에게는 ‘갓’이라는 호칭이 주어진다. 신을 뜻하는 영단어 ‘갓(GOD)'을 뜻하는 말로, 배우들에게는 연기에 대한 단 보상이자, 견디기 어려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최근 다시 한 번 ‘갓’호칭의 적절함을 입증한 배우가 있다. 바로 tvN ‘기억’의 이성민. 이번엔 알츠하이머에 걸린 변호사 박태석으로 분한 이성민은 ‘미생’에 이어 다시 한 번 인생작 경신에 도전하며 사활을 걸고 있다.
이와 같은 이성민의 고군분투는 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CJ E&M 스튜디오 C동 세트장에서 열린 ‘기억’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홈그라운드에 있어서 덜 긴장된다. 세트장 좋지 않냐”라고 너스레를 떨며 기자들에게 공 들인 세트장을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은 이성민은 극중 어두운 모습과는 달리 밝은 미소를 띤 채였다.

이에 대해 이성민은 “드라마가 무겁다고 해서 현장 분위기가 어둡지 않다. 즐겁게 하고 있다”라며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특히 극중 선후배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준호에 대해서는 “‘미생’의 임시완에게 제가 멘토 같은 역할이었다면, ‘기억’의 준호씨는 저의 조력자다. 의지할 수 있는 동생 같은 캐릭터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두 달 동안 촬영하며 목욕탕 가는 것만 빼고 모든 것을 함께 해 본 사이라고.
물론 각각 전처와 현처로 출연 중인 김지수와 박진희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는 “부인들과의 촬영 중 편한 신이 하나도 없다는 게 아쉽다. 저는 편했으면 좋겠는데 요즘 현장에서 지금 현처(김지수)의 눈만 봐도 눈물이 나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라며 “지수씨랑 앞으로 찍을 것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아프고 그러다 보니까 농담을 하거나 할 여유가 없다. 서로 집중해야 하니까“라며 극중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음을 밝혔다.
사실 현장의 분위기와는 별개로 ‘기억’에서 이성민이 떠맡은 부담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원톱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닌 타이틀롤을 맡고 있는데다가 알츠하이머라는 특수한 병을 연기력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어려움과 이성민이라는 배우에 대해 시청자들이 걸고 있는 어마어마한 기대가 그에게는 엄청난 중압감으로 다가오기 때문.
이성민 역시 “2부를 보면 박태석에게 닥친 일들이 모두 하루에 일어난 일이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깜짝 놀랐다. ‘이게 하루 만에 일어날 수 있는 불행인가’ 했다. 그때 좀 많이 힘들었다"라며 “이런 것이 한꺼번에 닥치면 나중에 하이라이트인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떻게 견딜까 했다. 밸런스 조절이 잘 안 되더라”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갓성민’이라는 호칭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그 호칭에 대한 책임감이나 신중함이 생긴 것 같다. 그것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가 생겼지만, 감수해야할 부분이니까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중반 이후부터 코믹을 담당한다는 말처럼 “처음에 ‘갓’이 머리에 쓰는 갓인 줄 알았다”라는 농담도 던지는 여유를 뽐내기도 했다.
‘기억’은 저조한 시청률과는 무관하게 연출과 대본, 연기라는 삼위일체로 수작임을 입증하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그 중심에 선 이성민은 엄청난 부담감의 무게를 이겨내고 언제나와 같은, 오히려 그 이상의 몫을 해내고 있다. 과연 2막을 예고한 ‘기억’ 속 이성민은 또 어떤 연기로 우리를 놀라게 만들지 기대가 향하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