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 11일 동안 펼쳐진 아프리카 로드 트립은 끝났지만, 그 안을 누비던 네 청춘의 대장정은 끝나지 않았다. 준비 없이 낯선 땅에 떨어지는 바람에 겪었던 우여곡절 속 희노애락을 다채롭게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이하 꽃청춘)의 여행은 마무리됐지만, 아직 감독판 방영이 남아 있다.
1일 오후 ‘꽃청춘’ 감독판이 방송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6회의 분량에 채 담아내지 못한 제작진과 출연진의 진솔한 고백들이 이날 방송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어찌 보면 아프리카 여행 만큼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공개될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까지 전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주역들이 ‘꽃청춘’의 F4(류준열, 안재홍, 고경표, 박보검)가 되며 불시에 아프리카로 납치됐을 당시만 해도, 뜨거운 관심 만큼이나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한 섭외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었다. 방송 등에 많이 노출된 적이 없었고, 이전의 ‘꽃보다’ 시리즈 출연진보다 도타운 우애를 쌓을 시간도 부족했던 이들인지라 예능 프로그램다운 장면들이 잘 연출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물론 ‘응팔’ 속에서 네 사람이 보여 줬던 환상적 호흡에 대한 기대를 거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F4가 이 같은 시청자들의 기대와 걱정 속에서 보여 준 것은 의외의 가치였다. ‘꽃보다’ 시리즈 중 출연자들의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아프리카편에서 네 사람은 대자연 앞에서 느껴지는 경외를 유감 없이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에 감사와 애정이 담뿍 담긴 시선을 보내 감동을 줬다. 마냥 천방지축이거나, 그저 진지하기만 할 줄 알았던 F4를 재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 이들은 여행의 다양한 모습 중에서도 극한의 고생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드라마틱한 여행 과정으로 프로그램에 흥미를 더했다.
못내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적지 않다. 방송 내내 따랐던 비매너 논란은 네 청춘이 아프리카에서 보여 줬던 진심을 퇴색시켰다. 유래를 파악하지 않은 채 사용된 ‘독고다이’라는 표현도 보는 이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지난 3월 30일 진행된 제12차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권고’ 조치를 받으며 최고 책임자인 나영석PD가 사과했지만, 막상 출연자들에게서는 이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또 턱없이 적은 용돈과 행동에 제약을 뒀던 ‘꽃청춘’의 설정에는 불필요한 힘듦을 만들어냈다는 의견도 따랐다.
그 어느 때보다 장점과 단점이 분명했던 ‘꽃청춘’의 아프리카 여행은 끝났지만, 이들이 배우로서 펼칠 대장정은 이제 시작이다. F4가 감독판에서 보여 줄 진심이 프로그램에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하고 각 개인들에게 앞으로 내딛는 첫 걸음으로 작용할 수 있을 지 지켜 볼 일이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tvN ‘꽃보다 청춘’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