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젝스키스와의 게릴라 콘서트를 준비했다가 계획을 바꾸겠다고 알려야 하는 제작진이 생각한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 게릴라 콘서트 자체가 그날 당일 깜짝 홍보를 통해 최대한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는 구성인 까닭에 사전에 알려지면 구성 의도가 빛바랠 수 있다는 제작진과 출연진의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무한도전’은 1일 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올렸다. 추억의 가수들을 한 무대에 올렸던 ‘토토가’ 시즌2를 준비했고, 그 일환으로 젝스키스 멤버들과 접촉을 했다는 것. 2000년 해체 이후 연예계를 떠난 고지용을 아직 만나지 못한 가운데 지난 달 31일 관련 보도가 나왔고 결국 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젝스키스가 16년 만에 재결합 무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심지어 ‘무한도전’을 통해 게릴라 콘서트 형식으로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 제작진은 방송을 통해 확인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이틀에 걸쳐 소식이 쏟아졌다. 젝스키스의 재결합을 바라고 있었던 팬들의 기대, 그리고 추억의 가수들을 통해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던 ‘토토가’를 그리워하는 ‘무한도전’ 팬들의 성원이 곁들어진 것은 당연했다.
허나 제작진은 사전에 예상했던 문제가 실제로 벌어지면서 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 제작진은 인터넷에 밝힌 글을 통해 “제작진과 젝스키스 멤버들은 공연 계획이 사전에 공개됐을 경우, 계획이 수정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사전에 나눴다”라면서 “사실 제작진 입장에서는 게릴라 콘서트는 당일의 즉흥성이 중요한 공연이라 미리 준비해서 하는 콘서트와는 준비 규모와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게릴라 콘서트는 2000년부터 2013년까지 MBC에서 방송됐던 프로그램. 가수들이 깜짝 홍보를 통해 관객을 만나는 구성이다. 사전 고지가 아닌 그날 당일의 홍보를 통해 최대한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는 것. 그런데 사전에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며 결국 변경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이들의 만남이 공개된 것부터가 게릴라 콘서트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후속 구성을 논의 중이라는 제작진의 답답한 심정이 녹아 있는 글이었다.
‘무한도전’은 언제나 원치 않은 사전 정보 공개로 인해 몸살을 앓아왔다. 사전에 기획된 구성이 바뀌거나 논란이 생기는 일도 다반사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영향력이 높아 움직일 때마다 시끄러운 화제를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어떻게든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기획하나 그때마다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그로 인해 구성이 뒤틀리거나 변경되는 일이 많다. 11년간 늘 그래왔던 ‘무한도전’은 또 다시 기획 수정에 들어갔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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