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이 갑작스럽게 공개된 스포일러로 인해 방송의 콘셉트를 변경하게 됐다. 놀라운 것은 이 같은 상황까지 미리 준비돼 있었다는 것. '무한도전' 측은 "'무한도전' 제작진과 젝스키스 멤버들은 공연 계획이 사전에 공개되었을 경우 계획이 수정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사전에 나누었다"고 알렸다.
'무한도전'은 1일 젝스키스가 참여하는 '토.토.가' 시즌2가 준비되고 있음을 알렸다. 이날 공식 트위터에 공개된 제작진 입장에 따르면 '무한도전'은 지난해부터 젝스키스 멤버들을 한 명 한 명 만나 이들과 손잡고 게릴라 콘서트 형식의 '토.토.가' 시즌2를 준비해왔다.
연예계를 은퇴한 고지용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출연을 확정 지은 상황. '무한도전' 제작진은 현재 고지용의 섭외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만약 극비로 진행돼 온 '무한도전'의 계획이 그대로 실행됐다면 젝스키스는 오는 15일 데뷔일에 맞춰 16년 만에 깜짝 컴백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깜짝 컴백'은 사실상 이루기 어려운 일이 됐다. 프로젝트의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젝스키스의 컴백은 워낙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운 사안이라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비밀 유지가 어려운 일이었다.
'무한도전'은 지난 11년간 다양한 특집 및 프로젝트를 쏟아냈다. 끝까지 비밀유지에 성공한 방송이 있는가 하면, 출연자나 콘셉트 등이 미리 알려져 스포일러로 공개되는 경우도 있었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후자의 경우는 더 많아졌다.
지난해 방송됐던 '토.토.가'나 '무한도전 가요제' 역시 스포일러와의 싸움이었다. 두 특집의 경우, 출연자에 대해 한 번지자 관련된 이슈들이 우수수 나와 스포일러 노릇을 톡톡히 했다. 특히 가요제는 안전상의 문제로 비밀에 부쳤던 장소가 해당 군청문서의 유출로 밝혀지게 됐고, 누가 누구와 짝이 됐는지도 알려졌다. 그 밖에도 일부 특집은 녹화가 이미 진행 됐음에도 이미 공개된 사실 때문에 폐기하거나 분량을 줄여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스포일러에 대해 김태호PD는 2013년 자신의 트위터에 "무얼 하는지, 어딜 가는지는 방송 내용의 중요한 핵심입니다. 스포일러 덕분에 긴장감이 떨어지고 아이템 자체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볼권리 뺏긴 시청자겠죠. 발생되는 피해비용을 주실 건 아니잖아요? 조금만 프로그램을 생각해주세요"라며 불편한 심경을 밝힌 바 있다.
'무한도전'에 대한 스포일러는 이 프로그램이 '국민예능'으로 사랑 받는 이상, 막으려 해도 막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스포일러로 재미를 놓치고 싶지 않은 시청자들의 권리 역시 지켜져야 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다행히 '무한도전'은 '멘붕'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대책 세우기에 들어갔다. '무한도전'의 플랜B는 스포일러를 피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무한도전'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