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부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 tvN '기억'의 이성민과 김지수가 흡인력 있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각각 알츠하이머에 걸린 중년 남성, 그의 아내를
연기하는 이성민, 김지수의 콤비-플레이는 보는 이들의 감정을 순식간에 이들의 상황 속으로 빠트릴 만큼 뛰어나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기억'(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에서는 남편 태석(이성민 분)의 알츠하이머 투병 사실을 눈치채는 영주(김지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영주는 전부인인 은선(박진희 분)의 집에서 잠이 든 남편 태석 때문에 섭섭함이 폭발했다. 태석은 알츠하이머 병세로 인해 실수를 한 것이지만, 평소 과거 가족을 잊지 못하는 듯한 그의 행동에 섭섭해 했던 영주는 "내 기분이 어땠는지 아느냐? 본처 집에 남편 찾으러 간 후처 같았다"고 오열했다.
사실 태석은 뺑소니 사고로 죽은 아들을 잊지 못하고 있었고, 여전히 이 사건을 해결하려 하고 있었다. 거기에 알츠하이머라는 병은 점점 더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으로 그를 몰아가고 있는 상황. 그 어느 것도 사실대로 말할 수 없는 태석은 아내에게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내가 아니라고 하잖아. 왜 내 말을 못 믿느냐"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사무실에서 밤을 보낸 태석은 아내를 위해 알츠하이머 패치를 쓰기로 했다. 이 패치는 알츠하이머 증세를 완화시켜주는 작용을 하는 약. 그는 좀처럼 받아들일 수 없는 병에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아내를 위해 약을 받아들였다.
결국 방송 말미 영주는 남편의 주머니를 보다가 약을 발견했다. 깜짝 놀라 약의 이름을 찾아 본 그는 남편이 알츠하이머에 쓰는 약을 사용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성민과 김지수는 이처럼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 부부의 심리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기억'의 시청률과 호평을 견인하고 있다. '기억'의 내용은 어둡고 슬플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블랙홀'에 빠진 듯 상황 속에 빨려 들어가 볼 수 있는 이유는 내공 탄탄한 두 배우의 연기력 때문이다.
영주가 태석의 병세를 알게 된 이날, 드라마는 제2막의 포문을 열었다. 과연 이성민과 김지수는 또 어떤 실감나는 연기들로 시청자들을 끌어 당길까? '블랙홀' 같은 연기 마력이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사진] '기억'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