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신인 걸그룹 I.O.I, 국민이 물려 준 금수저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4.02 11: 00

 금수저와 흙수저. 연습생들도 피해갈 수 없는 잣대였다. 대형 소속사 출신 연습생들과 그렇지 못한 연습생들 사이에는 엄연한 인지도의 차이가 존재했고, 시청자들은 이를 유행하고 있는 수저론에 비유하곤 했다.
그리고 지난 1일 최종 11명의 멤버들이 결정됐다. 레드라인 김소혜처럼 드라마틱한 성장을 한 경우도 있었고, JYP 전소미처럼 처음부터 우승 후보였던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이들 사이의 수저론은 의미가 없어졌다. 데뷔부터 국민 걸그룹이라는 금수저 타이틀을 달고 시작하는 아이오아이가 있을 뿐이다. 
지난 1일 방송된 엠넷 '프로듀스 101'에서는 투표로 뽑은 최종 11명의 멤버가 발표됐다. 1위 전소미를 필두로 김세정, 최유정, 김청하, 김소혜, 주결경, 정채연, 김도연, 강미나, 임나영, 유연정까지였다. 사실 1위부터 5위까지의 멤버들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다. 그간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프로듀스 101'은 처음부터 시청자들을 국민 프로듀서라고 부르며 참여를 유도했다. 시청자들은 멤버들을 직접 골라 투표를 하며 차차 애착을 갖게됐고, 방송을 통해 본 성장기에 감동했다. 이 '국민 프로듀서'들은 지지하는 멤버가 조금이라도 불이익을 당한다 싶으면 항의를 하기도 하고, 방송을 보다 괜찮은 멤버를 찾으면 그에게 투표를 하며 프로그램을 즐겼다. 
이제 아이오아이는 웬만한 신인 걸그룹은 넘보지 못할 '넘사벽' 팬층을 갖게 됐다. 비록 단 1년 활동하는 단기 기획성 그룹이지만 각 멤버들이 갖게 될 혜택은 적지 않다. 연습생이 아닌 데뷔 걸그룹이 된 이들은 1년의 활동 후 각자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회사로 돌아가면 아이오아이에서는 놓쳤던, 그토록 꿈꾸던 '센터'를 하게 될지 모른다. 101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이들이니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오디션 출신 가수들은 사실상 오디션 이후의 활동이 중요하다. 보통 오디션의 과정을 통해 한 차례 큰 사랑을 받고 나면, 이후에 그에 버금가는 인기를 구가하기가 쉽지 않다. 시청자들의 마음은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새롭게 치고 올라오는 또 다른 그룹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신비감이 떨어지는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 이를 뚫고 갈 수 있는 무기는 물론, 실력일 것이다. 
금수저를 물고 시작하는 아이오아이 멤버들은 앞으로의 활동 가운데 얼마만큼의 성장을 보여줄까? 각자 다른 순위를 앞에 달고 시작하기에 비교하는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순위가 상징하는 '인기'는 방송에서 그랬듯 앞으로도 계속해서 바뀔 수 있다. '악마의 편집'이라는 일부 악평을 벗어나지 못했던 '프로듀스 101'에서 나와, 자신들만의 새 역사를 써 내려 갈 이들의 활동에 기대를 가져본다. 적어도, 가요계에서만큼은 영원한 금수저가 없는 법이니 말이다. /eujenej@osen.co.kr
[사진] '프로듀스 101'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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